나이지리아, 기독교인 표적 공격 급증…성탄절 앞 심화 우려
[데일리굿뉴스] 박애리 기자 =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 공동체를 표적으로 한 이슬람 무장단체의 공격이 일주일 새 연이어 세 번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탄절이 다가오며 공격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올해 초 오픈 도어즈가 발표한 기독교 박해 지수에서 세계 11위를 차지한 나이지리아는 전 세계에서 신앙을 이유로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이 가장 많은 국가다.
올해에만 수천 명의 기독교인이 사망하고 납치됐으며, 이번주에는 기독교 공동체를 대상으로 한 세 건의 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에는 미사 중이던 가톨릭 사제 보보 파스칼 신부와 여러 성도들이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다. 이 습격으로 한 성도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날 나이지리아 케비주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는 무장 괴한들이 침입해 여학생 25명을 납치했는데, 학생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다. 사건 과정에서 경비원과 학생들을 보호하려던 교사 중 최소 한 명이 사망했다.
경찰 대변인은 "공격자들은 무기로 무장했으며, 학생들을 납치하기 전 경비원들과 서로 총격을 가했다"면서 "합동팀이 현재 의심되는 탈출 경로와 주변 산림을 샅샅이 수색 중"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나이지리아 중부 에루쿠의 한 개신교 교회 예배에서도 또 다른 공격이 발생했다. 교회에 급습한 무장 단체에 의해 성도 두 명이 사망했고, 교회 목사를 비롯한 여러 명이 납치됐다.
마이두구리 교구의 존 바케니 가톨릭 주교는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이 대량 학살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우려했다. 윌프레드 아나그베 주교는 "특히 기독교 절기 기간 동안 일부 지역에서는 학살이 '관습'이 돼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몸값을 노린 납치 사건이 흔히 발생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 강도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이나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 등과 연관이 깊으며, 주로 종교적 동기로 공격이 이뤄진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학살을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막기 위해 군사력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기독교는 나이지리아에서 실존적 위협을 맞이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기독교인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저지르고 있다"며 "나이지리아 정부가 이를 계속 허용한다면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모든 구호와 지원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