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역의 복지 허브로…돌봄·배움의 공동체 돼야"
11일 한국성결교회연합회 사회복지정책포럼
[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경기도의 A교회는 교회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암 환자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주변 암센터에서 치료받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환우들이 머물 수 있도록 교회 시설을 개방한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B교회는 이주민 노동자들을 위한 한글·악기 교육, 의료, 이미용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필요를 섬기고 있다.
이처럼 교회가 단순한 예배공동체를 넘어 '돌봄'과 '배움'의 장으로 확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특성을 파악하고 구성원의 필요를 채우는 '복지 허브'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성결교회연합회(홍사진 대표회장)는 11일 경기도 안양 성결대학교에서 '교회, 지역의 배움터가 되다'를 주제로 '2025 사회복지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성결교회의 사회복지적 사명을 재확인하고, 교회가 지역 속에서 섬김의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 교회가 복지의 공백을 메우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교회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조춘범 성결대학교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지역사회 주민들의 복지 욕구가 다양화·구체화되고 있는데, 한국교회가 이를 잘 따라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가 되면서 배고픔보다 정신적 결핍과 대인관계 문제 등 복잡한 갈망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양(量) 중심의 복지를 해왔다면, 이제는 질(質) 중심의 복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교회가 사회적 관심은 높지만 전문 인력·시설·예산이 부족하거나 전문적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이에 교회 사회복지(Church Social Welfare)에서 나아가 교회 사회사업(Church Social Work)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조 교수는 "교회가 처한 상황과 지역사회의 특성을 면밀히 파악해 그에 맞는 사회복지 실천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렇게 될 때 교회는 지역사회의 허브로 기능하게 된다. 교회가 복음의 실천 공간으로 지역과 함께 호흡할 때, 그것이 곧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사례발표에서는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배움과 돌봄의 공동체'로 자리잡은 다양한 현장이 소개됐다.
이정소 예수사람들교회 목사와 한만기 물댄동산교회 목사는 작은 도서관 사역을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의 열린 배움터로 자리한 사례를 발표했다.
구선희 아산성결교회 교수는 평생교육과 사회적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을 섬기는 모델을 제시했다. 교회 평생교육원을 통해 생활지원사, 병원동행 매니저, 간병사 등으로 교육한 뒤 지역 기관과 연계해 취약계층 및 중장년층의 안정적 일자리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구 교수는 "교회가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평생교육과 사회적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이들의 남은 생애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며 "초고령화 시대에 교회가 돌봄과 교육 중심의 복지 허브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