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살률, 전체의 2배…교회가 '외로움의 벽' 허물어야

3명 중 1명 "우울할 때 도와줄 사람 없어" 교회 10곳 중 6곳, 장애 시설조차 미비

2025-11-06     이새은 기자
▲장애와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교회 공동체 모습.(AI생성이미지)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장애인의 사회적 고립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의 우울과 자살률이 모두 상승하며 생명 위기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먼저 편견의 벽을 허물고,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는 신앙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적 고립도 분석 결과, 장애인들의 사회적 고립도는 비장애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2025 장애통계연보'에 따르면, 등록 장애인 3명 중 1명(33.3%)은 우울감이나 정신적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비장애인(19.5%)보다 두드러지게 높은 비율이다. '갑자기 큰돈을 빌려야 할 경우 도움 요청 대상이 없다'는 비율은 비장애인 48.1%, 장애인 65.6%였다. 

기댈 곳 없는 고립감은 곧 생명 위기로도 이어진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장애인의 자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56.7명으로 전년(53.1명)보다 높아졌다. 이는 전체 인구 자살률(27.3명)의 2.1배에 달한다. 

장애인 중에서도 남성의 자살 조사망률(73.2명)이 특히 높았다. 여성 장애인의 자살 조사망률은 33.9명이었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71.3명)이 가장 높았으며, 40~49세(62.3명), 30~39세(37.9명), 20~29세(25.3명) 순이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2025장애통계연보' 보고서 내용 일부.

보고서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장애인 사망 원인 중 자살 비율이 감소하나 2023년에 다시 증가했다"며 "20~49세 장애인은 사망원인 중 자살이 2순위"라고 밝혔다. 

단절된 이웃을 잇는 관계망으로서 교회의 역할이 필요한 상황. 그러나 현실 속 교회는 아직 장애 친화적 환경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다. 경사로나 리프트, 장애인 화장실과 점자 안내문조차 마련되지 않은 곳이 많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지난해 12월 6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교회가 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느냐'는 질문에 '예' 42%, '아니오' 58%로 응답했다. 교회 10곳 중 6곳이 여전히 접근성의 문턱을 낮추지 못한 셈이다.

40년 넘게 장애인 사역해온 정종익 목사(대전성약교회)는 "대형교회라 하더라도 장애인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교회들이 다양한 장애 유형을 배우고 실제로 맞아들이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배당의 문턱을 낮추는 것은 건축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라며 "모든 교회가 모든 장애유형을 위한 시설을 완벽히 갖출 수는 없지만 '장애인은 따로 예배드려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