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사랑한 캐나다 선교사"…후손이 전하는 '스탠리 마틴'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마틴 선교사 후손 기자간담회' '만주의 마틴: 폭풍 속의 횃불' 번역 출간 예정
[데일리굿뉴스] 정원욱 기자 = "할아버지 스탠리 마틴 선교사의 삶은 액션과 감동을 모두 담고 있어 훌륭한 K-드라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들이 사랑할 만한 요소가 다 들어있습니다."
캐나다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의료선교사 스탠리 마틴 선교사의 외손자 론 무어 박사가 18일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이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틴 선교사 전기 출간을 앞두고 가진 자리였다.
마틴 선교사(1870~1941)는 1916년 캐나다 장로회 파송을 받아 만주 용정의 제창병원 원장으로 부임해 한국 근대 의료와 선교의 기틀을 닦았다.
그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조선을 사랑한 선교사였다. 1919년 3·1만세운동 당시 시위 부상자들을 치료하고 장례를 주관하며 독립운동을 적극 지원했다. 1920년 간도 참변이 일어나자 일본군의 방화와 학살 현장을 직접 기록해 국제사회에 참상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서울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와 부속병원 흉부외과 과장, 결핵병 방지회 회장을 맡아 청년 결핵 퇴치에도 앞장섰다. 1940년 일제의 압박 속에 한국을 떠나 이듬해 미국 버지니아에서 별세했으며, 우리나라 정부는 1968년 그의 공로를 기려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은 곧 마틴 선교사의 일대기를 담은 '만주의 마틴: 폭풍 속의 횃불'(보고사)을 출간한다. 이 책은 마틴 선교사의 둘째 딸이자 무어 박사의 어머니인 마가렛 무어 선교사가 2015년 캐나다에서 펴낸 'Martin of Manchuria: A Torch in the Storm'의 번역본이다.
론 무어 박사는 "어머니께서 늘 할아버지의 삶이 놀랍고 감동적이라고 말씀하셨다"며 "영어판이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감동을 준 것처럼, 한국 독자들과도 그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삼열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 원장은 "복음에 빚진 한국 기독교인으로서 마틴 선교사 부부의 헌신과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번역 출간은 그 빚진 마음을 조금이나마 갚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마틴 가문이 전기 집필 과정에서 수집한 연구 자료를 숭실대에 기증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문화연구원은 이를 토대로 '한국기독교자료센터'를 설립해 선교사 기록물을 통합·연구하는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