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랜스젠더 고교생, 캘리포니아 육상대회 여자부 우승 '논란'

트럼프 "연방 지원금 끊을 것" 경고

2025-06-02     박애리 기자
▲트랜스젠더 고교생 A.B. 에르난데스(왼쪽).(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 박애리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육상대회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고교생이 우승을 차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AP 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남쪽 후루파 밸리 고교 3학년에 재학 중인 트랜스젠더 학생 A.B. 에르난데스(A.B. Hernandez)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 중남부 도시 프레즈노 인근에서 열린 고교 육상대회에 출전했다.

이날 에르난데스는 여자 높이뛰기와 3단 뛰기에서 1위, 멀리뛰기에서는 2위를 차지했다. 그는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5피트 7인치(163cm) 높이를 넘어섰다.

트랜스젠더 선수가 여성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자 현지 언론에서는 비난이 쏟아졌다. 앞서 그의 출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데다 연방 정부까지 가세하면서 에르난데스의 우승은 전국적 이슈로 확산했다.

캘리포니아주는 2013년 마련된 주법에 따라 학생이 자신의 성 정체성과 일치하는 부문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선수의 여성 대회 출전을 두고 논란이 커지자 주최 측인 고교육상연맹은 새로운 규정을 내놓았다.

에르난데스가 출전한 종목에 선수 1명이 더 출전할 수 있도록 하고, 메달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또 함께 출전한 선수들에게 에르난데스가 출전하지 않았을 경우의 순위를 인정했다.

이 때문에 에르난데스는 높이뛰기와 3단 뛰기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시상식에서는 다른 여자 선수와 공동으로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틀간 열린 이번 대회에서는 일부 비판자들이 '여자 스포츠를 지켜라'는 문구가 적힌 분홍색 팔찌와 티셔츠를 착용하는가 하면, '여자 스포츠에 남자는 안 된다'는 문구가 적힌 배너를 단 항공기가 경기장 상공을 선회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회에 앞서 캘리포니아주에 대해 트랜스젠더 학생의 출전을 금지하지 않으면 연방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미 법무부도 연맹과 에르난데스가 소속된 교육구가 연방법상 성차별 금지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맹은 "우리는 모든 학생 선수를 존중하며, 학생들에게 소속감과 연대감, 경쟁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명을 담은 주법을 준수한다. 이를 계속 지켜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