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 20만 시대…"복음 전할 새로운 기회"

韓 유학생 증가폭 OECD 국가 10위 진로 멘토 등 실질적인 지원 필요

2025-04-10     이새은 기자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내 오천댁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이 창포물 머리 감기를 체험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들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가운데 빈 강의실을 외국인 유학생들이 채우고 있다. 새로운 선교의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한국 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회원국 내 등록된 유학생 수가 2014년 300만 명에서 2022년 460만 명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2018년과 2022년 사이 유학생 수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국가는 현지 대학의 국제 순위가 상승한 '칠레'와 이동성 지원 및 지역 협력 정책을 펼친 '슬로베니아'다. 이들 국가는 유학생 수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이어 튀르키예, 포르투갈, 폴란드, 네덜란드, 캐나다, 영국, 아이슬란드 순이었다. 한국은 증가 폭이 1.5배에 육박하며 10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한국 정부가 실행하는 '스터디 코리아 300K' 프로젝트는 2027년까지 30만 명의 유학생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한국은 중동·북아프리카(MENA) 및 중앙아시아 지역 학생들에게 주요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유학생 유입이 크게 늘자 선교계도 이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청년층의 교회 이탈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유학생 선교가 침체된 캠퍼스 사역에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한국기독학생회(IVF) 등 주요 캠퍼스 선교단체들은 이미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복음 전파와 돌봄 사역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정용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미래한국선교개발센터장은 "한국에 와 있는 유학생 중 상당수가 기독교 문화권 밖에서 왔다"며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자연스럽게 지역 복음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교회가 이 사역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의 기회를 말하기에 앞서 교회가 먼저 유학생들의 실질적인 필요를 채워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차이, 정보 부족 등으로 인해 유학생들은 학업과 일상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유학생들이 한국 문화에 흡수되지 못하는 '유학생 게토(Ghetto)화' 현상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정 센터장은 "한국에 온 대다수 유학생은 낯선 땅에서 재정적 어려움과 심리적 불안, 학업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난관에 직면해 있다"면서 "교회는 무조건적인 시혜보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실질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특히 학업 이후 취업 등 진로 설계까지 함께 고민해주는 멘토 역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다문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는 한국에서 유학생은 미래의 선교 동역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적 인재"라며 "교회가 이들이 편안하게 발붙이고 신앙을 키울 수 있도록 열린 자세로 맞을 때 다시 선교의 활기가 띨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