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난무·불건전 만남 온상 된 대학 LGBTQ 게시판
'성행위 묘사·불건전 만남 금지' 이용규칙 있지만 관리 전무
[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기숙사 방 호실 알려줄테니 와서 XX어 주고 갈 사람? 룸메 없음."
대학교 재학생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의 LGBTQ 게시판이 성희롱과 불건전 만남의 장으로 기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위반되는 음란·선정적 게시글이 난무하는 상황임에도 관리가 전무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에브리타임은 전국 400여 개 대학에 재학생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다. 지난 2013년 첫 선을 보인 이래 과거 웹사이트 형식으로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커뮤니티를 대체하면서 '대학생 필수 어플'로 자리잡았다.
재학생 및 졸업생 인증만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에브리타임은 이용자가 직접 원하는 주제로 게시판을 개설할 수도 있다. 게시판에는 익명성에 기반한 게시글들이 업로드된다. 주로 정보 공유와 재학생 의견 수렴 등 건전한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반면 각 대학마다 개설된 '동성애 LGBTQ 게시판'에는 타인에 대한 성희롱과 음담패설 등 선정적인 게시물이 주를 이룬다. 특히 성적 목적으로 불건전 만남을 주선하는 글이 전체 게시글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학교 에브리타임 LGBTQ 게시판에 접속하면, '기숙사 사는데 룸메 XX 빨고 싶다', '스포츠학부 사람들 남친 만들고 싶다', '공대 애들 보면서 X는 거 상상하면 수업시간에 XX된다' 등 도를 넘는 수위의 발언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동성 성행위 파트너를 구하는 글은 도배 수준으로 난무하다. 특히 동성 재학생만 존재하는 여대의 경우 해당 게시판을 통해 FWB(Friend With Benefits·성관계를 위한 친구)를 맺자고 제안하는 게시물이 줄을 잇는다.
한 동성애자는 "일반적으로 동성 데이팅 앱 이용자는 대부분 30대 중반 이상이고, 아버지뻘 중년층이 돈을 주고 조건 만남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또 남의 사진을 도용하고 개인정보를 속이는 등 이상한 사람들도 많아서 에타 게시판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음란물,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행위'가 커뮤니티 규칙에 위반됨에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따르면 ▲신체 부위 또는 성적 행위를 노골적으로 표현 또는 묘사하는 행위 ▲자극적이고 혐오스런 성적표현 및 남녀 신체에 관한 은어 및 비속어를 사용하여 성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행위 ▲불건전한 모임, 대화, 통화 등 온·오프라인 만남 행위 등을 '금지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커뮤니티 이용규칙에 어긋나는 게시판이 생성되거나 규칙 위반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을 시 '게시판이 숨겨지거나 폐쇄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접한 일부 학생들은 "온라인 게이클럽도 아니고 이런 내용이 외부로 유출돼 학교 이미지를 실추 시킬까봐 걱정이다"며 "음란적이고 선정적인 글만 가득한 해당 게시판은 폐지되는 게 옳다"고 비판했다.
대학 입학예정 아들을 둔 학부모 A씨는 "우리 자녀가 성희롱 대상이 될까봐 겁나고 게시글만 보면 기숙사에도 못보내겠다"며 "이용규정에 어긋나는 게시판은 없애거나 제대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