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국가 韓…"이주 초기부터 교회가 품어야"
희망친구 기아대책, 제1회 이주민 선교포럼 이주 초기·중기·정착기로 세분화 지원 강조 "정부-교회 협력 모델로 사각지대 없애야"
[데일리굿뉴스] 이새은 기자 =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가 250만 명을 넘어서며 다문화 사회로 들어섰다. 국민 20명 중 1명꼴로 총인구의 5%에 육박했다.
이주민이 밀려오는 상황 속 이들의 사회화 과정을 세분화해 단계별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상록 상명대학교대학원 교수는 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기념해 기아대책 염창캠퍼스 기대홀에서 열린 '제1회 희망친구 기아대책 이주민 선교 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신 교수는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듯이 이주민들도 한국에서 한 구성원이 되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친다"며 "이들의 적응과정을 이주 초기-이주 중기-이주 정착기로 분류해 사회 통합으로 발전하는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에 의하면 이주 초기는 타국에서 처음 적응하는 시기로 정부와 교회의 적극적 개입을 필요로 한다. 체계적인 지원책을 통해 이주민들의 일차적인 필요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주 중기는 새로운 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기에 해당한다. 이주민으로 정체성의 혼란을 경험하기 때문에 '문화적 사춘기'라고도 불린다. 이 시기에 적절한 심리 상담과 정서적 지원이 제공되지 않으면 정착에 실패하고 이탈하게 된다.
마지막 이주 정착기는 이주민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동화되는 단계에 해당한다. 신 교수는 이 시기에 이주민들이 양질의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전문 기능 교육을 제공해 장기적 사회 통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주민의 신앙적 가치관을 정립해 선교 사역의 동역자로 세우는 게 중요하다.
신 교수는 "현재 대한민국 정부는 이주민의 사회통합을 정책적으로만 접근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에게 복음 전하고 건강하게 양육시켜서 신앙 안에서 통합하는 것이 해답"이라며 "이주민의 사회화 과정에서 복음을 전하고 동역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내 이주 선교 역사가 30년에 달했지만 아직까지 이주민에 대한 공동체 정신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성경은 이주민에 대한 태도로서 환대의 미덕을 가르치고 있지만 교회들은 아직 그들을 형제 자매로 맞이하고 있지 않다"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이주민과 그들의 자녀들을 전도할 기회를 주셨다는 믿음을 갖고 이들을 전도하고 동역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순서에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주민 지원 사역을 펼치는 단체들의 사례 발표 시간이 마련됐다. 전국 9개 지역에서 이주민 사역을 진행하고 있는 온누리M센터와 아프리카 이주 근로자를 위한 비영리단체 조이하우스, 미등록 이주 근로자에게 무료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희년의료공제회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유원식 기아대책 회장은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한국은 다문화사회로 진입했지만 아직도 이주민은 우리에게 낯설고 소외된 이웃으로 비쳐지고 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이주민을 우리 곁에 찾아온 선교사역의 동역자이자 당당한 사회 일원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협력하고 연대해 나가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편, 기아대책은 2000년부터 복지법인을 통해 이주배경 아동을 지원해왔다. 올해부터는 다문화사업본부를 출범해 3대 사업(▲긴급지원 ▲청소년 지원 ▲탈북이주민 지원)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