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대학에서 '퀴어축제'?…학생 반대에도 강행

성공회대, 총장 반려에도 '미니 퀴어퍼레이드' 개최 반대 여론은 '혐오 세력' 프레임…“표현의 자유 억압”

2023-06-21     양예은 기자
▲성공회대 인권위원회와 학부 학생회·학회 등 5개 학내단체가 20일 오전 구로구 성공회대 캠퍼스에서 '미니 퀴어퍼레이드' 개최 기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

[데일리굿뉴스] 양예은 기자 = 기독 대학으로 알려진 성공회대학교에서 미니 퀴어축제가 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성공회대 인권위원회와 학부 학생회 등 5개 단체는 20일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미니 퀴어퍼레이드’를 개최했다. 퍼포먼스, 부스운영, 공연, 행진까지 퀴어축제를 방불케 했다.

문제는 해당 행사가 학내 구성원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무시하고 강행됐다는 것이다. 재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반대 여론 게시물이 600여 개 이상 올라왔다.

“왜 굳이 학교에서 한다고 억지를 피우는지 모르겠다”, “성공회대 이름을 걸고 마치 구성원 모두가 동성애를 지지하는 것처럼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동의할 수 없다” 등등 반대 의견이 주를 이뤘다. 

캠퍼스에는 퀴어 퍼레이드를 반대하는 내용의 대자보가 게시되기도 했다.

김경문 성공회대 총장도 여론을 인지하고 "논란이 예상되는 행사는 보류하고 학생 의견을 수렴하라"는 취지의 입장문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주최측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퀴어 퍼레이드를 반대하는 것은 전형적인 혐오”라며 “공론장을 열어 지지를 얻는 과정이 누락되긴 했지만 그게 퀴어퍼레이드를 반대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며 반발했다.

통합국민대회 거룩한방파제 대변인 주요셉 목사는 “기독교 설립정신을 가진 성공회대학교에서 이런 행사가 진행됐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학내 구성원이 반대의 목소리를 냈음에도 혐오로 몰아가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한편, 행사는 본래 이번달 1일에 계획됐으나 마찰로 인해 계속적으로 연기되다가 종강 이후 학교가 비어있는 시기에 진행됐으며 성공회대는 이미 지난해 성중립화장실 설치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