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정부, 위기평가회의 개최

2022-07-24     박재현 기자
  ▲질병관리청이 24일 이번주 중에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개최, 조치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원숭이두창 감염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한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24일 이번주 중에 위기상황 평가회의를 개최, 조치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번 원숭이두창의 PHEIC 선언은 이 질병의 유행세나 치명률이 코로나19만큼 강하다는 의미보다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신호라는 게 방역 당국의 판단이다.

전날 WHO가 PHEIC를 선언하기에 앞서 열린 긴급위원회에서는 15명 위원 가운데 9명이 이 결정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의 확산세나 치명률 등이 PHEIC 선언 요건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었다는 의미다.

여기에 환자 증가폭이 가파른 유럽 등과 달리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다소 유행에서 비켜나 있는 상황인데다 국내에서는 첫 환자 확인과 함께 상당한 수준의 조치가 이미 시행 중인 상황이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은 유럽과 미주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반면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는 가장 낮은 확진자 발생이 확인되고 있다"며 "WHO는 원숭이두창 위험도를 유럽은 '높음', 유럽을 제외한 세계는 '중간'으로 1차 비상위원회 때와 동일하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에서는 우리나라 1명, 싱가포르 6명, 인도 2명, 대만 2명 등 4개국에서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원숭이두창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 단계로 발령하고 6월 8일에는 이 질병을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지난 6월 22일 국내 원숭이두창 환자 첫 사례가 확인되자 원숭이두창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고, 대응체계도 질병관리청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방역대책본부로 격상했다. 현재도 이 단계와 체계는 유지 중이다.

원숭이두창 24시간 종합상황실과 즉각대응팀을 설치하는 등 대응체계를 구축했고 전국 시도와 확진자 발생 시·도내 모든 시군구는 지역방역대책반을 설치·운영하도록 했다.

지난 8일에는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이 국내에 들어와 전국 17개 시도 지정 병원에 공급됐으며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천명분에 대한 계약도 진행 중이다.

치료제의 경우 필요시 추가 도입을 검토한다는 계획이지만, 방역당국은 현재 물량은 초기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원숭이두창 유행 초기 질병청에서만 시행하던 진단검사를 이달 11일부터는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도 실시할 수 있도록 해 지역사회 전파에 따른 검사 수요 증가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이외에도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발생시 접촉 위험이 있는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근무하는 의료진에 2세대 사람 두창 백신을 활용해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의 발생동향을 파악해 국가별 위험도를 평가, 27개국을 원숭이두창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또 의심환자 확인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환자의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 여행력을 방문 의료기관에 제공하는 조치도 시행 중이다.

아울러 27개국 중 원숭이두창 빈발 상위 5개국인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에 대해서는 이들 국가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의 검역시 발열 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검역 감시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