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장애인 품는 느티나무 그늘
굿-뉴스96 여성과장애인권익성장센터 회장 박기혁 목사
2021-06-11 김신규 기자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장애인은 약자의 대명사로 인식돼왔다. 폭력과 차별, 편견의 늪에서 여성과 장애인은 피해자로 고통을 받아야 했다. 최근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공군 여성 부사관 이 모 중사가 남성 상관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과 2차 가해까지 시달리다가 자살을 한 사건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박기혁 목사는 센터의 목적에 대해 “여성과장애인권익성장센터는 모든 여성과 장애인들에게 쉼과 시원한 그늘이 되어주는 느티나무와 같은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 목사가 이처럼 사회의 약자들인 여성과 장애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40대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신학을 공부하고 복지목회에 대한 비전을 가지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복지목회를 준비하면서 사회복지를 공부했고 사회복지사가 됐다. 그리고 가정·성폭력 상담원 교육을 이수하던 중 장애인들을 접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박 목사는 성폭력 피해 여성의 고통과 장애인 차별·편견, 특히 여성이자 장애인의 이중고에 시달리는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결국 박 목사는 자신이 사명이 사회 약자인 여성과 장애인의 인권과 권익을 대변하는 것에 있음을 확신한 후 지난 2005년 12월 12일 여성과장애인권익성장센터를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여성과장애인권익성장센터는 폭력으로부터 모든 인간의 인권을 보호하고 서로 간 신뢰를 바탕으로 인류 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장애인의 권익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여성장애인 성폭력 피해자의 심신회복 프로그램(성 상담, 인식계몽사업, 권익성장 관련 조사 및 연구 등)을 비롯해 교육·문화·사회적응을 위한 프로그램, 가정·성폭력 예방교육, 반(反) 폭력 사회를 위한 홍보 및 캠페인 활동을 펼친다. 그 외 박 목사는 상담·강의(평생교육사업: 성폭력상담, 성매매방지, 성희롱 예방, 인권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보람도 많다. 특히 박 목사의 센터에서 피해자가 상담과 치유를 통해 그동안 아프고 힘든 시절을 정리하고 결혼을 한 후 새로운 가정을 꾸미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의 결과를 보게 될 때도 있다. 돌봄이 필요하지만 가까운 이웃을 물론 가정에서조차 돌봄을 받지 못한 채 또 다른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인 것이다. 이 경우 박 목사는 자신이 피해를 당하는 것처럼 가슴이 쓰릴 때가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되면서 가정폭력이 늘어나는 추세다. 박 목사는 “시대와 문화가 많이 변해가고 시대에 3가지 감수성을 가져야 한다”면서 “폭력에 대한 예방책은 나와 다름에 대한 감수성에 대한 이해의 문제로, 이것이 인권과 성인지 장애감수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잘 이해한다면 가정폭력을 비롯한 모든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폭력예방 관련교육을 3,000회 가량 강의를 진행해온 박 목사는 장애 성 인권, 여성 인권 향상과 폭력 없는 세상을 위한 상담, 교육에 더욱 매진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 장애인 및 장애인 가족을 위한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더 체계화하고 발전시킬 방침이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다름과 다양성을 이해하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임을 항상 명심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실현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일방적인 도움의 손길이 아닌 서로 돕는 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신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