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립개척, 토요예배, 미디어 교회. 분당에서 성공한 메가처치로 여겨지는 만나교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역들이다. 여타 대형교회들의 모습처럼 규모가 갖춰지면 안정화를 추구할 것 같은데 흩어지는 교회를 시도하고 있다. 토요예배는 전통적 예배론을 거스르는 부분이라 논쟁의 여지도 남기지만, 한국교회 미래적 대안으로 래디컬 체인지(본질적 변화)와 선교적 교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건강한 교회의 치열한 고민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선 응원하고 지켜볼만 하다. 지난해 말 <치열한 순종>에 이어 최근 <치열한 도전>을 펴낸 김병삼 담임목사를 분당 만나교회에서 만나봤다.
 
▲분당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는 3일 신간 '치열한 도전' 간담회를 통해 선교적 교회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데일리굿뉴스
 
선교적 교회에 대한 치열한 고민

김 목사는 "<치열한 도전>은 교회가 가야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로 한국교회 성도들이 봤으면 한다"면서 "만나교회가 가는 길은 The way가 아닌 One of them일 뿐이다. 만나교회가 한국교회 미래방향으로 하나의 길을 시도하는 선상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소위 대형교회 형태를 갖추면 안정을 추구하게 되기 때문에 작게 쪼개지고 쪼개져 세상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선교적 교회'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 목사는 크레이크 밴 겔더, 드와이트 샤일리의 저서를 인용해 ▲하나님은 교회를 세상으로 보내시는 선교적 하나님임을 인식 ▲기독교 세계 이후의 포스트모던적이고 세계화된 상황에 참여하기 위해 보냄 받은 성육신적 사역 지향 등이 선교적 교회라고 제시한다.
 
김 목사는 "이것이 선교적 교회의 핵심 주제라면 만나교회는 선교적 교회를 분명하게 지향하고 있다. 2018년을 시작하며 교회를 다시 고민하기 위해 4주간 주일예배를 통해 '우리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우리는 흩어지기 위해 모입니다', '우리는 헌신하기 위해 모입니다'. '우리는 삶으로 예배합니다'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모두 하나님 나라 선교와 선교적 교회의 주제들을 담아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흩어지는 교회를 실현하는데 제일 힘든 사람이 교인이 아니고 목회자"라며 "이 정도 규모의 교회에서 은퇴할 때 받을 수 있는 대우가 다르다. 흩어지는 교회를 지향한다는 것은 목회자가 받을 수 있는 권리를 포기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교회는 어느 정도 규모가 되면 자발적으로 흩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역사를 보면 교회가 모이면 문제가 생기고 알아서 흩어진다"고 했다.  
 
현재 만나교회를 바라보는 시각 중에는 너무 새롭다 보니 지나치다 싶은 '토요예배'가 있다. 올해 4월 7일 시작했으며, 첫 예배에 1천명 정도가 모였다. 교인 수로 따지면 1/10정도 규모다. 현재는 5~600명 정도가 모이고, 이들 중에는 주일 봉사에 집중하고자 참여하는 성도도 있고, 주일에 지역 미자립 교회를 찾아가 예배 드리겠다는 선교적 각오로 모인 이도 있다.
 
김 목사는 "2018년 4월 만나교회는 예배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담장을 넘는 토요예배인데 토요일에도 주일예배와 동일한 비중의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이다. 보다 의도적으로 흩어지는 교회가 되기 위해서다. 토요일 오후에는 만나교회에서 예배하고 주일에는 만나교회 안팎의 사역지, 선교지로 흩어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흩어지는 교회, 성전을 허무는 교회가 되어야
 
만나교회가 토요예배를 시작하게 된 현실적 문제도 있었다. 주일에 교회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를 효율화 해보자는 취지도 크다.
 
김 목사는 "한국은 땅도 적고 건축비도 높다. 교회 건축이 천문학적 문제로 이어진다. 주일 예배를 토요일로 옮기면 자원이 절약된다. 건축에 투자하는 많은 부분들이 절약된다는 고민도 있었다"고 전했다.
 
선교적 교회론 실행을 충분히 고민한 교회의 입장에서 토요예배는 어찌 보면 이해 받을 수 있는 시도일 것이다. 하지만 주일 성수란 전통적 예배론을 거스르는 부분이라서 논쟁의 여지는 남기고 있다. 토요예배에 대한 신학적 명분을 묻는 질문에 만나교회와 김병삼 목사는 어떤 현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김 목사는 "간호사는 3교대이고 아파트 경비는 하루 걸러 하루씩 일하는 구조다. 그 사람들이 현실적으로 교회에 가서 주일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럼 우리는 그들에게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나. '주일을 지키면서 회사를 그만두세요.' 이게 굉장히 믿음 좋은 모습인가. 아니면 , '당신의 삶 가운데서 크리스천으로 살아가세요. 우리가 주일을 지킬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겠습니다'가 맞을까. 나는 길을 열어주는 쪽을 선택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토요예배를 신학적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진리의 문제가 아닌 선교적 관점으로 접근하길 원했다.

"이건 진리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에 이 곳이 선교지라 생각한다면 마음은 달라진다. 선교적 마인드를 갖는다면 교회가 많은 것을 뛰어 넘을 수 있다. 그래서 올드페러다임에서 뉴페러다임으로, 교회 중심적 사고에서 하나님 중심적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마 내가 선교학을 공부하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선교적 생각은 제도권을 뛰어 넘는다. 만나교회에 흡연실이 있는데 담배를 피는 곳이 아니라 담배를 끊는 곳이다. 또한 목회자들에게 주일을 낀 휴가를 주고 있는데 휴가지 현장에서 예배 드리란 의미다. 예수님이 오셔서 하신 일이 성전을 허무는 일이었다. 나는 우리가 교회를 허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