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굿뉴스] 이법민 선교기자= 지난 5월 4일 성공회대학교 개교108주년 기념 신학대학원 교회음악과 정기 연주회가 대한성공회 서울 주교좌성당에서 개최됐다.  

 ▲성공회대 신학대학원 교회음악과 정기연주회 포스터. ⓒ데일리굿뉴스

이날 연주회는 차피득 교수의 지휘 아래 앵글리칸 챔버 합창단과 앵글리칸 바로크 앙상블이 교회 음악과 교수들과 함께 출연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는 자리가 됐다.

특히 올해는 성공회대가 종합대학으로 승격한지 28주년이여서 더욱 그 의미가 더해졌다.  

첫곡은 헨델의 오라토리오 '솔로몬' 가운데 '시바 여왕의 도착' (Arrival of the Queen of Sheba)이라는 심포니아였는데 매우 활기찬 곡이며, 종종 결혼식 중 연주되기도 한 곡이다. 특히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 공연 작품이기도 하다.  

이어진 곡은 같은 작곡가의 'Orgelkonzert Op. 4 Nr. 6 B-dur'이라는 오르간 협주곡이 연주됐다. 성공회대 박옥주 교수의 연주가 일품이었던 이 곡은 원래 하프 협주곡으로 작곡된 것을 오르간 곡으로 편곡한 것이다.  

오르간 협주곡인데 오케스트라 편성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적은 앙상블팀인데도 생생하게 들을 수가 있었다.  

첫 악장은 Andante allegro로 매우 밝고 화려하고 봄의 기운을 흠뻑 느끼게하는 듯 모든 현악 연주로 시작해 2악장은 Larghetto로 느리게 이어졌지만 이어진 Allegro moderato로 이어지는 3악장까지 오르간의 묘미를 갖기에 충분히 함께 했다.  

이어진 소프라노 김은영 교수가 부르는 G. 카치니의 '아베마리아'는 가끔 드라마 OST로도 사용되었던 곡으로 이 곡은 다른 가사 없이 아베 마리아라는 가사만을 반복하는데 상당히 깔끔하고 은은하고 또 가늘게 퍼지는 소리로 성당의 울림을 통해 깊은 여운을 남겼다.  

후속곡 '주님을 찬미하나이다'(Laudate Dominum)는 "모든 민족들아 주를 찬양하라 그리고 성부, 성자, 성령이 지금부터 영원까지 있습니다 아멘"으로 끝을 맺는데, 모짜르트가 구도자의 저녁 예배 곡 중 5번째 곡으로 가만히 눈을 감고 들으면 저절로 아멘 소리가 나올 정도로 매우 아름다운 노래이자 찬양곡이다.  

역시 성가곡으로 널리 불리워지는 곡이어서 듣기에도 편안해 보이면서도 안식을 구하는 노래로 들리는 듯 했다.  

이어서 비발디의 'Concerto for 2 Flutes in C major, Rv 533'을 플루트 오경열, 바이올린 전경미의 연주로 Allegro, Largo Allegro로 이어지는 짧은 3악장을 연주함으로 제1부를 마쳤다.  

제2부에 연주된 곡은 F.B. 페르골레시의 '어머니가 옆에 계시다'(Stabat Mater)라는 곡인데 총 12곡으로 구성돼 알토 홍승주와 소프라노 석현수에 의해서 연주됐다.

제1곡은 '돌로로사'라고 해서 '고통의 길(way of Suffering)' 또는 '슬픈 길(Sorrowful way)'로도 나타내는 그 고통의 길, 눈물의 십자가와 예수에 매달리신 장면을 묘사한 것부터 고뇌에 찬 모습을 합창을 시작으로 나타내면서 시작됐다.  

이어진 소프라노 석현수 교수의 그 슬픔을 이겨내듯이 자신있고 확신에 찬 당당함으로 이끌면서 아리아와 그리고 앵글리칸 바로크 앙상블과 챔버합창단에 의한 합창이 잘 어우러져서 온 성당안의 객석을 거의 채운 관객들에게 깊은 감명을 전했다 .

또한 함께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 번갈아 가며 부르는 아리아 백미는 12곡중 11번 째의 듀엣곡으로 가장 피를 토하는 모습을 '심판의 날에 나를 보호해 주시고 은총을 주소서'라며 소프라노의 흐느끼며 가슴을 울리게 하는 그런 음성으로 노래했다.  

한편 알토 홍승주 교수의 절제된 음의 흐름은 늘 우리에게 정결함과 깨끗함을 보여 주는 듯 단아하고 정제된 감정으로 함께 했다.  

모든 연주가 끝났지만 청중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앙코르를 요청했고 지휘자는 다함께 부를 수 있는 찬송가 중 '참 아름다워라'라는 곡으로 전 회중이 부르는 것으로 했다.  

봄이 한창 무르익는 계절에 그동안 코로나로 움추리고 지냈던 걸 한꺼번에 떨쳐 낼 수 있는 힘을 얻는 것 같아서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발걸음이 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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