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회들이 빅데이터로 새 신자를 찾는 방법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런 내용을 지난달 보도했다.

▲미 교회들이 빅데이터 생산 기업 '글루'로 부터 정보를 구매해 선교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미 교회들이 빅데이터 생산 기업 '글루'로 부터 정보를 구매해 선교에 활용할 계획이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매체에 따르면 빅데이터 생산 기업 '글루'가 구글 등 포털 사이트에서 '스트레스', '공황장애', '파산'과 같은 단어를 검색한 사람들의 위치 정보를 수집해 교회에 판매하면, 교회는 이를 통해 각종 중독자나 파산 위기를 겪는 사람들에게 접촉해 도움을 베풀며 복음을 전하게 된다. 

이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 신자를 찾겠다는 교회는 벌써 미국 전체 교회 10분의 1 수준인 3만여 곳으로 확인 됐다. 사역에 사용되는 데이터의 수집과 활용은 모두 합법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에 대해 네티즌의 의견은 분분했다.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빅데이터 사역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의견과 "신자를 늘리려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만 타깃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맞아 등장한 새로운 선교 수단에 대해 한국 교계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 김선일(실천신학) 교수는 12일 “빅데이터는 인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도구다. 21세기 4차산업혁명 시대의 유용한 선교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하지만 빅데이터가 상관관계는 보여주지만 반드시 인과관계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면서 “질적 정보, 즉 ‘시크(thick) 데이터’도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인이 자주 검색한 단어가 곧 그 사람을 전부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질적 데이터를 보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천신학대학원대 21세기교회연구소장 정재영 교수 역시 빅데이터 사역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빅데이터를 통해 만나는 사람을 전도 대상으로 국한해 접근 하는 건 오히려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전도에 앞서 인간적 만남과 깊은 교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국 교회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조언도 따랐다.

서울성암교회 조주희 목사는 "한국교회는 미국과 달리 주민센터나 사회 복지시설 등을 통해 전도 대상자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다만 힘이 모자라 더 많이 돕지 못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조 목사는 "교회가 빅데이터의 상업성에 휘둘리지 않는다면 중요한 선교적 도구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도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현재, 빅데이터는 우리 사회 모든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교회 역시 피할 수 없는 추세에 대부분 빅데이터 사역의 균형을 강조 하는 조언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신현호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목회자와 성도 모두를 향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빅데이터를 다루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인간과 사회의 상황을 면밀하게 이해하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어떻게 다뤄야 할 것인지 목회적 분별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문화를 그리스도인답게 향유하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권현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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