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들의 사랑방 위드엠.
 ▲선교사들의 사랑방 위드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귀국한 선교사들의 사랑방이 대학로에 마련됐다.

선교사지원재단(공동대표 유기성, 장순흥, 송충석)은 서울 혜화역 인근에 ‘위드엠(with M)’을 개설했다. 위드엠은 ‘선교사와 함께(With Missionary)’라는 의미로 한국으로 돌아온 선교사들을 위한 공간이다. 선교사들이 부담 없이 모여 현지 정보도 공유하고 서로 위로도 할 수 있도록 카페 형태로 꾸몄다. 

선교사지원재단 본부장 주미영 선교사는 코로나19로 귀국한 선교사들의 소통을 위해 위드엠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주 선교사는 “사실 선교지 정보나 필요한 물품, 그리고 이런 것들을 보내는 경로 같은 선교지 사정은 선교사가 가장 잘 안다”며 “평소 선교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에 위드엠을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선교를 시작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김바울 선교사는 위드엠에서 선배 선교사들과 교류하면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전에는 선교사끼리 커뮤니티 형성이 쉽지 않아 현지에서의 노하우나 정보를 알기도 쉽지 않았다. 선교사만이 아는 어려운 부분도 터놓을 수 있다. 

김 선교사는 “한국에 들어와도 선교사들끼리 얼굴 한 번 마주치고 또 선교지로 나가게 되는 이런 삶이 계속 반복된다”며 “그렇지만 위드엠을 통해 선교사끼리 교류가 이뤄져 교단이나 교회에서 신경을 못썼던 부분까지 서로 공유하고,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인터뷰 중인 김바울 선교사, 주미영 선교사(왼쪽부터).
 ▲인터뷰 중인 김바울 선교사, 주미영 선교사(왼쪽부터).

이날 자리에 함께한 선교사들은 김 선교사의 말에 동의했다.

한 선교사는 목회와 선교의 차이를 농사와 유목과 비유하며 “선교사의 마음은 선교사가 제일 잘 안다”고 말했다. 다시 선교지로 나가기 전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이들과 대화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는 셈이다.

문제는 위드엠과 같은 선교사 복지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심지어 위드엠은 일 평균 방문객은 5~6명이지만 방문객이 많은 날은 30명까지 와서 자리가 부족하다.  일부 테이블은 외부 테라스에 있어 추워진 날씨 탓에 이용할 수도 없다. 단체로 방문을 하게 되면 사전 예약이 필수다.

운영상 어려운 점도 있다. 위드엠은 교단과 교회의 도움없이 선교사들의 자비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내부에 마련된 의자부터 커피머신까지 모두 후원으로 마련했다. 무료로 운영되는 곳이지만 사정을 아는 선교사들은 위드엠을 이용한 뒤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놓고 간다고 한다.

주 선교사는 “사역의 특성이든 개인의 특성이든 선교사들 중에는 소외된 분들이 많다”며 “이런 선교사들이 언제 어디서든 얘기할 수 있도록 위드엠을 강남을 비롯해 대전, 부산 등 지역마다 하나씩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교사들의 복지와 인프라가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선교사들의 자비로 운영되는 위드엠에 기도와 물질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 ▲위드엠에서 선교사들을 응대하는 직원 전원 모두가 파송된 선교사다. (왼쪽부터)필리핀 이순옥 선교사, 중국 주미영 선교사, 러시아 장월방 선교사, 타지기스탄 이구원 선교사.
·· ▲위드엠에서 선교사들을 응대하는 직원 전원 모두가 파송된 선교사다. (왼쪽부터)필리핀 이순옥 선교사, 중국 주미영 선교사, 러시아 장월방 선교사, 타지기스탄 이구원 선교사.

 

[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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