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재개...전국에 60곳 확인
벽화마다 '신천지 봉사단' 표기 

 
 ▲강서구 화곡동 신천지 자원봉사단이 담벼락에 그린 그림ⓒ데일리굿뉴스

민원으로 사라졌던 신천지 벽화가 1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지난해 GOODTV가 신천지의 교리와 관련 단체 홍보를 위해 그려진 벽화에 대해 보도한 이후 지역주민의 요청으로 대부분의 벽화가 지워졌다.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신천지 자원봉사단은 지난 5월부터 봉사 명목으로 벽화를 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8월 24일 기준 60개의 벽화가 전국 방방곡곡에 그려졌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있는 한 가정집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는 신천지가 제안했다.

집 주인은 "집 앞 담벼락에 신천지가 먼저 벽화를 그려주겠다며 찾아왔다"고 밝혔다. 오래되고 낡은 담벼락을 무료로 꾸며준다는 제안을 굳이 뿌리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집이 빈 경우 주인 허락도 받지 않고 그린 사례도 있다. 조사결과, 해당 집은 인근 교회 장로 소유다. 사람이 살지는 않지만 문 앞에 교패가 붙어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고양시에 그려진 신천지 벽화. 큰 가정주택을 둘러쌀 정도로 큰 담벼락 전체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데일리굿뉴스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벽화에는 그림과 함께 '하늘’, ‘사랑’ 등 얼핏 보면 교회단체로 보일 수 있는 문구도 적혀있다. 기존 신천지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려는 의도다. 

지자체에서는 자원봉사로 벽화가 그려진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해당 단체가 신천지라는 것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담벼락에 그려진 신천지 자원봉사단 마크ⓒ데일리굿뉴스

최근 신천지 자원봉사단이 그린 벽화는 예전과 분명히 다르다. 신천지의 교리나 단체 홍보, 이만희 교주 등 신천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보다 대부분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그려준다. 대신 벽화 상단에 '신천지 자원봉사단'이 쓰여진 로고를 새긴다. 순수 봉사활동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리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주범'이라는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신천지가 벽화를 그리는 이유는 이미지 세탁"이라며 "이전과 다르게 벽화를 그리는 이유는 일종의 영역표시이다"라고 말했다. 

신천지의 의도와 별개로 인근 지역주민이나 교회 성도는 벽화가 불편하다. 벽화 작업을 하면서 인근 주민을 대상으로 포교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근 음식점 주인은 “(신천지 자원봉사단이) 한 달 가까이 그림을 그리는 동안 우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면서 얼굴을 익혔다”며 “벽화가 완성된 뒤에 다시 찾아와 포교시도를 했다”고 전했다.

인근 공원교회 김희태 담임목사는 벽화 한쪽에 있는 ‘신천지 자원봉사단’ 마크라도 지우고 싶지만 훼손할 경우 논란이 될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김 목사는 “제발 마크라도 지웠으면 좋겠다”며 “행여나 교회에서 벽화가 불편해 함부로 훼손한다면 사유재산에 손을 댄 것이기에 시끄러워질 가능성이 있어 보고만 있다”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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