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새로운 일상을 준비하자

정재영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종교사회학)

등록일:2020-05-10 1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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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의 사회

 
 ▲정재영 교수 ⓒ데일리굿뉴스
지난 4개월간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피해를 주었던 코로나19 사태가 조금씩 진정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뚜렷하게 줄어들었고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그동안 적지 않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직장을 잃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정 경제와 국가 산업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그나마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들조차도 사무실 근무가 제한되고 외출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되면서 일상이 멈춘 듯한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됐다.

외국과 같이 극단적인 봉쇄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가족 모임도 피하게 됐으며 장례식조차도 조문객 없이 치르는 등 우리 삶의 모습에서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이제 코로나 바이러스는 많이 잠잠해졌고 지난 5월 6일부터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 체제도 다소 완화됐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전에 다른 전염병과 같이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라도 다시 유행할 우려가 크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형이 매우 심해서 지금 단계에서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한다고 해도 변종 바이러스가 계속 나타나게 되면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는 전혀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완전한 종식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삶은 바이러스 종식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함께 사는 삶이 될 것이다.

코로나 이후에 우리 사회는 어느 정도 일상을 회복하겠지만, 코로나 이전의 모습과는 분명한 차이를 가질 것이다. 가능하면 대규모 모임을 피하고 될 수 있는 대로 접촉을 피할 수 있는 ‘언택트’ 방식의 삶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과의 만남 자체를 꺼리게 되면서 사회적 관계 자체가 약화될 우려가 크다.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기던 생각도 바뀌어서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고, 위생이 열악한 근무 환경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다.

경기가 장기적으로 침체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일자리 부족과 저성장 시대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안전을 위해 다양한 사회적 재난이나 위험에 대해서 상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재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와 교회

코로나19로 인해 교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보건상의 문제로 예배당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되면서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예배나 가정 예배로 대체했다. 이 와중에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이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됐는데, 급기야 몇 개 교회에서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해 큰 물의를 일으켰다.

교회의 관점에서 보면 늘 드리던 예배를 계속 드렸을 뿐인데 이것이 사회 문제로 비화됐으며, 교회가 매우 이기적인 집단인 것처럼 여겨지게 됐다. 심지어 이단들과 다른 게 없다는 식으로 비치게 돼 하루아침에 교회가 전염병의 온상인 것처럼 취급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현장 예배를 드리지 않는 교회들은 그런 교회들대로 대부분이 온라인 예배를 드릴 준비가 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또 다른 어려움을 겪었다. 급하게 온라인 예배를 드릴 장비를 갖추거나 기술을 익히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며, 이것이 마땅치 않거나 굳이 화상으로 예배 실황을 ‘시청’하기보다 가족끼리 대면해서 예배드리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교회들은 가정예배로 대체하기도 했다. 현장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되면서 헌금도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일부에서는 현장 예배를 포기 못하는 이유가 헌금이 줄어들 염려 때문이라고 보기도 했다. 그것의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헌금을 드리고자 하는 성도들이 어떤 방식으로 헌금을 드릴 것이냐가 실제적인 문제가 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설문 조사를 했다. 그 조사 결과에서 61.1%의 교회가 주일 예배를 온라인예배로 대체했고, 현장예배를 그대로 유지한 교회는 8.6%, 현장예배와 온라인예배를 동시에 드린 경우는 15.6%로 나타났다.

그리고 응답자 본인은 절반 정도(52.2%)가 출석교회의 온라인예배를 드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출석교회에 직접 가서 예배드린 경우 13.6%,현장예배를 드리는 교회에 가서 예배드린 경우 0.7%로 현장예배 비율이 14.3%로 나타났다.

한편 가정예배를 드린 경우는 13.2%, 방송예배를 드린 경우는 4.0%로 나타났으며, 아예 예배를 드리지 않은 경우는 13.0%로 코로나 여파로 인해 주일 예배가 다양한 형태로 드려지게 됐다.

본인이 드렸던 온라인·방송·가정예배와 현장예배를 비교해서 ‘현장예배보다 만족하지 못했음’ 53.7%, ‘현장예배와 비슷’ 37.0%, ‘현장예배보다 오히려 더 좋았다’ 9.3%로, 절반 이상이 현장예배가 더 낫다는 평가를 했다. 이 가운데 46.3%의 응답자는 그들이 드린 온라인·방송·가정예배가 현장예배에 못지않다는 인식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일 헌금에 대해서는 3명 중 1명가량(33.6%)이 ‘계좌이체하여 헌금했다’고 응답했으며, 35.7%는 ‘별도로 모아놓고 있다가 나중에 교회 갈 때 한꺼번에 낼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28%는 아무 계획 없이 교회가면 헌금하겠다는 의견이었다.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예배가 기존 예배와 병행될 가능성이 보이며 헌금은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앞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교회 재정도 매우 어려워질 우려가 크다.

코로나 사태가 던지는 신앙의 의미

이러한 경험은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된 이후에도 신앙생활에 큰 변화가 생길 것을 의미한다. 바이러스의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상 면역력이 약한 질환자나 노약자는 예배당 예배를 부담스러워하게 돼 예배 참석자가 줄어들 수 있다.

그리고 주일 성수는 교회당에 가서 예배를 드려야만 인정된다는 고정 관념이 바뀌어서 보다 다양한 형태로 예배를 드리게 될 것이다.

헌금도 온라인이나 신용카드 결제 방식으로 간편하게 하는 비율이 늘어날 것이고 그와 함께 헌금을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만 아니라 다른 교회나 단체에 하게 되는 경우도 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온라인이나 방송으로 자기 교회 예배가 아니라 다른 교회 예배 실황을 드린 사람들도 많을 것이기 때문에 모교회에 대한 인식이나 충성도도 크게 변할 것이다.

결국 전통적인 예배나 헌금 그리고 교회 생활에 대한 인식은 큰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존의 관행이나 고정 관념을 고수하기보다 예배와 헌금의 참 뜻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리고 예배당 중심의 신앙생활을 강조하기보다 공동체 예배와 개인의 삶으로서의 예배 사이의 균형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신앙의 실천이 강조돼야 한다.

최근 영미권에서는 ‘churchianity’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다. 사전에 없는 말이지만 참된 기독교 신앙을 가리키는 ‘christianity’와 달리 교회당 중심의 형식적인 신앙을 가리키는 말이다.

코로나 사태는 제도와 형식에 매몰돼 신앙의 참뜻을 잃어가는 우리 기독교인들에게 사고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습관적인 신앙생활이나 형식화된 양태로는 참된 신앙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점차 지지를 받고 있으며 대전환을 향한 임계점을 앞당기고 있다.

이제 새로운 신앙과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는 우리에게 큰 피해를 주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서는 우리의 신앙생활과 삶의 모습 속에 관행으로 주장돼 온 잘못된 부분들을 과감하게 바꾸고 나와 이웃 그리고 특별히 소외 받는 사람들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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