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가 영생불사를 위해서란 명목으로 교도들에게 거액의 건축헌금을 거둬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2013년 인천의 한 건물을 매입하기 위해서였다. 기도제목을 적은 헌금봉투를 타임캡슐에 묻는단 해괴한 논리로 교도들에게 한 구좌당 120만 원씩 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3월 기준, 현재 인스파월드의 모습 ⓒ데일리굿뉴스

건물 매입 이유…'타임캠슐' 만들어

인천시 중구 신흥동에 있는 인스파월드. 이곳은 경영난을 겪다 ㈜인스파월드로부터 2013년 12월 신천지가 매입했다. 현재 소유권은 신천지예수교회 이만희 교주 앞으로 되어있다.

인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신천지 마태지파는 2014년 초, 인스파월드 건물을 사들이기 위해 건축헌금을 명목으로 '타임캡슐'을 만들었다.
 
▲ 인스파월드는 신천지로 2013년 12월 소유권이 이전됐다.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떼보면 현재 소유자는 신천지예수교회로 되어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데일리굿뉴스

당시 마태지파에서 활동했던 한 탈퇴자에 따르면 교도들에게 한 구좌당 120만 원씩 내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천지 인천 마태지파에서 탈퇴한 탈퇴자는 "신천지에서 경매 받아서 인스파월드 건물을 88억에샀다. 돈이 필요했던 것 같다. 성도들에게 돈을 걷을 방법을 구상해낸 게 타임캡슐이라는 방법인데 인스파월드 건물 앞에 타임캡슐을 심는다는 얘길 들었다"며, "전 성도가 타임캡슐 기도제목이란 명목으로 써서 기도제목과 헌금 얼마를 낼 것인지 그 안에 쓰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당시 공지방법은 공문을 따로 내리진 않았다"며, "방송으로 송출되는 인천 마태지파 전체 예배 시간을 통해 전 교도에게 작성하라 했다"고 전했다.
 
▲ 2014년 신천지 인천 마태지파에서 사용한 타임캡슐 용지. 마지막 장에는 영생불사를 주장하는 신천지가 '100년 전 나의모습'이라고 적힌 페이지에 본인의 현재 모습이 담긴 사진을 붙이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굿뉴스

당시 신천지 마태지파가 타임캡슐에 넣기 위해 만든 용지에는 마태지파를 상징하는 주황색의 타임캡슐용 용지에는 '서원기도'라는 글씨가 적혀있다. 첫 장에는 이름과 고유번호를 적을 수 있다. 고유번호란 신천지에 입교한 모든 교도에게 부여되는 번호로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하다.
 
▲신천지 고유번호는 신천지에 입교한 모든 교도에게 부여되는 번호로 주민등록번호와 유사하다. ⓒ데일리굿뉴스 

종이를 펼치면 건축작정헌금과 기도를 쓰는 칸도 있다. 충격적인 것은 마지막 장이다. '100년 전 나의 모습' 글씨와 함께 본인의 현재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붙이도록 만들어놨다. 영생불사를 믿는 교도들과100년 후, 같이 꺼내보겠다며 이런 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탈퇴자는 "돈을 많이 낸 사람은 영광스러운 구원, 돈을 적게 낸 사람은 부끄러운 구원이란 식으로 얘기하며 헌금을 걷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2014년 마태지파 전체 교도수는 6~7천 명 가량으로 추산되다. 한 구좌당 120만 원의 돈이 모인 것을 계산하면 약 84억 원에 이르는 엄청난 액수가 나온다. 신천지가 매입한 88억과 가까운 액수다.

종교시설로 용도변경...신천지 패소

당시 신천지는 찜질방이었던 인스파월드를 매입한 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을 시도했지만,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인천 중구 신흥동에 한 동네 주민의 제보에 따르면 "인근에 있던 정통교회들이 신천지가 종교시설로 전환한다는 얘기를 듣고 강하게 반대하며 나섰다"며 2014년 당시 상황을 전해줬다.

지역주민들의 민원 제기는 행정소송으로 이어졌고, 신천지가 패소했다.
 
인천 중구청 건축과 관계자에 따르면 “불허가했던 이유는 지역사회갈등이 현실화되고, 지속의 우려가 있으며, 건축법 제1조 공공 공익 증진에 관해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불허가가 났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며, “공공의 이익을 더 크게 봤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시 지방에 있는 한 지역에서 신천지가 비슷한 이유로 패소한 적이 있어 선례 경우가 적용된 것 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신천지는 종교시설로 사용하기위해 세입자들을 내보내려했지만 이들에게 임대차 보증금을 주지 않고 내보내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억 원의 용역비를 사용한 정황도 드러났다. 현재 인스파월드는 신천지 소유로 돼 있지만 폐건물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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