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흔들바위 추락 가짜뉴스(왼쪽)와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 해명 글.(포털사이트 및 페이스북 갈무리)

만우절인 1일 '설악산 흔들바위가 추락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져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해명에 나서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만우절 단골 거짓말인 '흔들바위 추락' 이야기에 누리꾼들은 '웃고 갑니다'며 웃어넘기거나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이런 장난은 치지 말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날 오후 들어 '설악산 흔들바위 추락'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떠도는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설악산 흔들바위를 떨어뜨린 미국인 관광객 11명이 문화재 훼손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바위는 아무리 흔들어도 들리기만 할 뿐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가이드 말에 따라 거구 11명이 바위를 추락시켰다는 범행 동기와 관광객들의 인적사항, 관광 일정 등이 쓰여 있다. 어떤 글에는 언론사 '속보'까지 함께 붙여 실제 기사처럼 연출했다.

이 같은 글이 온라인 상에 급속도로 퍼지자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는 해명에 나섰다. 페이스북에 "흔들바위는 건재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 설악산사무소 측은 "설악산 흔들바위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잘 있다"며 "탐방객들로부터 문의 전화도 많이 오고 있으나 안심하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해프닝을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선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랜만에 웃었다', '만우절인지 모르고 진짜 속았다'며 웃고넘기는가 하면 '힘든 시국에 장난이 선을 넘었다', '도를 넘는 만우절 거짓말은 처벌해야 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흔들바위 추락 이야기는 만우절이면 등장하는 뜬소문이다. 뜬소문의 시작은 1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서울 채권시장에 흔들바위 추락 이야기가 돌았다. 이에 당시 설악산사무소 직원들은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진위를 묻는 전화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 흔들바위 추락 이야기는 해를 거듭할수록 조금씩 내용이 바뀌면서 만우절이면 '낚시글'로 인터넷 등에 오르내리고 있다.

강원경찰 관계자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가짜뉴스를 반복해서 유포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고, 업무방해로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가짜뉴스 유포 자제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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