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영화계에 '뉴노멀'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극장 관객이 급감하는 반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영화사들이 가지 않던 길을 선택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증가"

코로나19로 영화계에 '뉴노멀'이 자리 잡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극장 관객이 급감하는 반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영화사들이 가지 않던 길을 선택하고 있다.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투어'는 상업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극장과 VOD를 통해 동시 개봉한다. 북미에서는 다음 달 10일, 국내에서는 다음 달 29일에 두 가지 방법으로 동시에 관객을 만난다.

애니메이션 특성상 어린이나 청소년이 많이 관람할 수밖에 없는데, 극장에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집에서 관람하는 편이 더 안전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으로 분석된다. 배급사 유니버설 픽처스는 '트롤: 월드투어' 외에도 '더 헌트', '인비저블맨', '엠마'의 VOD 서비스를 일찍 개시했다.

NBC유니버설 CEO 제프 셸은 "개봉을 연기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개봉하는 것보다는 관객들이 접근 가능하고 알맞은 가격으로 영화를 집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최근 윤성현 감독의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 없이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하기로 했다.

올해 제70회 베를린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초청된 이 영화는 지난 2월 26일 국내 개봉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개봉이 연기됐고 마침내 넷플릭스 플랫폼을 선택하게 됐다.

영화들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이유는 OTT는 승승장구하지만 영화관 관객 수는 급감했기 때문이다.

최근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16일 디즈니의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의 북미 가입자는 직전 주보다 3배 급증했다. 포브스는 "전국적인 휴교와 맞물려 올해 들어 최고 증가 폭이다"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의 경우 가입자가 47% 증가했는데, 디즈니보다 증가 폭이 적은 것은 북미에서 이미 6,100만명이 이미 가입했기 때문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넷플릭스의 경우 최근 트래픽 폭증으로 미국과 유럽에서 한때 접속 장애를 일으켰으며, 넷플릭스는 유럽 내 인터넷 장애를 막기 위해 스트리밍 품질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반면 극장은 유례없는 위기를 맞았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은 글로벌 박스 오피스 자료 공개를 중단했다. 미국 최대 극장 체인인 AMC는 1천개가 넘는 지점의 영업을 무기한 중단하고 2만6천명이 넘는 직원이 휴직하거나 해고됐다.

국내 박스오피스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이틀(28~29일) 동안 영화관을 찾은 전체 관객은 11만 6,730명에 불과했다. 주말인데도 일일 관객 수가 5만~6만대에 머물렀으며 평일 관객은 집계 이후 최저치인 2만명대까지 떨어졌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GV도 35개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후에도 영화관에서의 관람이 중요한 블록버스터의 경우 여전히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겠지만, 다른 장르의 영화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보는 관객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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