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미국 유학생 모녀가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힌 정순균 서울 강남구청장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다.

강남구청 페이스북의 관련 게시물에는 28일 오전 현재 4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제주에서 많은 회원이 가입한 한 다음 카페 커뮤니티에도 정 구청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 제주여행 강남구민 구청장 입장.(강남구청 페이스북 캡쳐)

자가격리 안해 자영업자 생계에 큰 타격 vs 손해배상 청구는 과도

지난 27일 정 구청장은 제주도 여행으로 논란을 빚은 '미국 유학생 모녀'에 대해 '선의의 피해자'라고 평가하고 이들이 받고 있는 비난에 대해 "이해 부족에 따른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제주도가 모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기로 한 점을 언급하며 강남구민인 이 모녀의 상황을 전한 것이다.

정 구청장은 "물론 제주도의 고충이라든지 또 제주도민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이들 모녀도 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라고 평가했다.

해당 발언은 금세 도마 위에 올랐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정 구청장의 발언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네티즌들의 반응은 '진짜 선의의 피해자는 제주도민'이라며 발언에 대한 반발 의견이 더 많은 편이다.

네티즌 A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손녀를 보고 싶은 할머니도 보고 싶은 마음을 참고 있다"며 "이런 시국에 학업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와이로 여행 가려고 했다가 못 가게 되자 제주도로 여행 갔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요즘 시기 유학생의 2주간 격리는 상식"이라며 "작은 증상에도 예민하게 반응해 관리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모녀가 제주 여행을 했을 당시 이미 미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어 강남구청의 대응이 늦었다는 지적도 있다.

다음카페의 '제주맘- 제주어멍 제주도부모카페'에는 강남구에 대한 강한 항의의 글들이 올라왔다. 미국 유학생 모녀를 처벌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에 동의하자는 글과 심지어는 정 구청장의 파면 청원의 글도 있다.

반면에 미국 유학생 모녀의 행동에 대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경각심을 줄 필요는 있지만, 손해배상까지 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제주도는 김모 씨가 제주 입도 첫날인 20일 저녁부터 오한과 근육통 및 인후통을 느꼈고, 23일 오전에는 숙소 인근 병원을 방문할 정도로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여행을 강행했다는 점에서 고의가 있다고 판단, 지난 26일 모녀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유학생이 귀국 후 단 5일 만에 제주여행을 한 점, 제주 여행 시 여러 곳을 다니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의 지키지 않은 점, 조금이나마 증상이 있는데도 제주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 하지 않은 점 등을 두고 방역상 '최악의 사례'라고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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