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마스크 대란으로 이어지면서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언어소통이나 비자문제 등으로 마스크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인데다 집단감염의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지원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
 
 ▲약국에 마스크 5부제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데일리굿뉴스

"마스크 구입도, 생계도 어렵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인들조차 마스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정부가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구입'이란 먼 나라 얘기다.
 
사업주의 허락 없인 외출이 어렵고, 바쁘게 돌아가는 공장이나 일용직 현장 근무 중에 마스크를 사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 출신 일용직 노동자 진잉슈이 씨는 "생활이 어려워 일을 계속 나가고 있는 상황인데, 쉬는 시간도 10분 남짓인데다 퇴근하면 7시라 마스크를 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외국인등록증이 있는 이주민들은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비자가 없는 미등록 외국인들은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수도 없다. 게다가 코로나로 공장 가동력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줄면서 생계마저 어려운 상황이다.
 
동남아 출신 노동자 눔(가명) 씨는 "코로나 이후로 일자리를 찾는 게 아주 어렵고, 생활 자체도 매우 어려워졌다"며 "나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도 마찬가지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태국에서 온 이주노동자에게 코로나 사태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근황을 물었다. 그는 마스크 나눔과 한국인의 따뜻한 시선이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데일리굿뉴스

코로나 방어 취약…집단감염 우려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는 감염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함께 일하거나 같이 사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혹시나 집단으로 감염될까 불안을 호소하기도 했다.
 
중국인 노동자 A 씨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열댓 명이 같이 모여 사는 숙소에 있다가 나왔다"며 "요즘 밖에도 나가지 말라고 하는데 혹시 감염될 수도 있으니까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태국 출신 노동자 파이(가명) 씨는 코로나 집단감염을 우려했다.
 
그는 "일터에서는 동료들이 많기 때문에 서로에게 감염되거나 감염시킬까 조심하고 있다"며 "방어할 수단이 없는데 감염속도가 빨라서 매우 조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1월 말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미등록 외국인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검진을 받아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이들의 신상을 알릴 의무를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외교부는 미등록외국인들이 코로나 19에 감염되었을 경우 치료비를 정부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정보를 모르는 외국인이 많고, 난민 출신 노동자들의 경우 강제추방의 두려움으로 검사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주민 사역자들의 의견이다.
 
안산이주민센터 박천응 대표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코로나19에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잘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민이나 난민 노동자들을 위해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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