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구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코로나 19(COVID-19)의 영향력이 쉽게 줄어들지 않고 있다. 관계된 많은 뉴스를 접하고, 그 내용이 우리의 삶에 이렇게 가깝게 다가온다는 것을 느낀 적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러한 가운데 치료약에 대한 뚜렷한 보도가 없는 상황에서, 넘쳐나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수고가 연일 계속되고 있고, 의료진들도 감염이 되거나, 사망하는 뉴스를 접하다보니, 그 위험과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를 매일 실감하고 있다.

닥터 셔우드 홀(Sherwood Hall)이 쓴 “조선회상”을 보게 되면 아버지인 윌리엄 제임스 홀(William James Hall) 선교사는 1894년 청일 전쟁 때 부상당한 수 많은 병사들과 환자들을 밤낮없이 치료하다가 과로로 쓰러져서 급성 발진티푸스에 걸려 고열로 35세의 나이로 선교활동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순직하였다.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한 글에서는 의료선교사로서 열악한 의료시설로, 조선의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를 알게 한다.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위해 많은 의료진들의 수고의 이야기를 듣는다. 중국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최초로 발견해서 그 위험을 알리기 위해 힘썼던 의사 리원량(李文亮)은 결국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를 치료하다가 자신도 감염이 되어서 34세의 나이로 사망하였다. 그가 의사로서 사명을 가지고 전했던 최초 보고가 제대로만 인식되고, 거기에 대한 대비만 잘했어도, 지금과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하며,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언더우드 후손이 쓴 한국의 선교역사”라는 책에서는 1884년-1934년의 선교역사들이 기록이 되어 있는데, 당시 의료선교사들의 고민들이 많이 실려 있다. 새롭게 발견된 점은 의료선교사들은 기존의 선교사들이 복음 전도를 하기 위해 조선의 언어 공부에 집중을 했던 것과는 다르게, 의료선교사들은 조선에 오자마자 많은 환자들을 바로 치료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쉽게 조선의 언어를 잘 접하지 못한 내용이 많았다는 것이다. 반면 그들은 당시 조선의 가장 어려운 사람들로서, 가난하며, 제대로 치료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가장 많이 만났지만, 복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서 내적인 갈등이 적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의료선교사들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었겠지만, 생명을 구하기 위해 열악한 환경에서 조선인의 생명을 구하고, 치료해 준 의료선교사들에게는 다시 한 번 그 고귀한 희생에 감사를 드리고, 그것이 당시에는 최고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조선인들의 마음에 심겨졌을 것이라는 위로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지금 코로나 19로 많은 의료진들이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계속되는 확진자와 사망자를 접하면서, 자신의 위험에도 묵묵히 싸워나가는 의료진들에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매일 초췌한 얼굴로 확진자 상황을 보고하는 질병관리본부, 의료진이 절대 부족한 대구에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임상병리사, 병원 행정직 직원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지원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큰 힘은 안되겠지만, 이들의 수고를 기억하고, 위로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한국국제재난구호팀에서도 선교사들 가운데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당하여 한국에 들어 왔을 경우 자가 격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준비하고, 상담과 의료지원 시스템을 준비하면서 이번 코로나 19의 어려움을 이기기 위해서 수고하고 있다. 곳곳에서 수고하는 의료진들이 너무나 귀하다.

특별히 이번 코로나 19가 종교시설에서 많은 확산 요인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그리스도인으로 당혹감이 크겠지만,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어렵고, 위기에 처한 이웃들을 위해, 특별히 귀한 수고를 담당하는 의료진들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일들로 용기를 주기를 기대한다. 오래전 우리를 치료해 준 의료선교사들에게는 충분하게 감사의 이야기를 못 전했지만, 이번 일로 수고하는 의료진들을 위한 감사에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좀 더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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