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드라마 <하이바이,마마!>에서 김태희의 딸 '조서우'를 연기한 아역배우(서우진, 5)가 남아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출처=tvN <하이바이,마마!> 홈페이지)

뒤바뀐 성별(性別), 경계 무너지다
 
배우 김태희의 복귀작 tvN 주말드라마 <하이바이, 마마!>가 극 중 역할과 성별이 다른 아역배우를 출연시켜 논란을 빚고 있다.
 
<하이바이, 마마!>는 5년 전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난 귀신 '차유리'(김태희 분)가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과 딸 앞에 사람으로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드라마는 첫 회부터 김태희의 절절한 모성애로 진한 여운을 남기며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태희의 딸 '조서우'를 연기한 아역배우 서우진(5) 군이 남아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서 군은 안정적인 연기로 김태희와의 뭉클한 모녀케미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김태희와 닮은 인형 같은 외모는 회가 거듭될수록 화제가 됐다.
 
2017년 KBS 2TV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고백부부>도 아역배우 성별논란이 일었다. <고백부부>에서는 부부로 나온 배우 장나라와 손호준의 아들 역할을 여아인 박아린(당시 2살) 양이 맡았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권혜주 작가가 집필했다.
 
시청자들은 작가와 제작진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온라인에서는 서 군에게 여장을 시켜서까지 배역을 맡길 필요가 있는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더욱이 서 군이 아직 5살밖에 되지 않은 유아기라는 점을 지적하며 우려스럽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시청자는 "성의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시대라지만 자녀를 둔 부모로서 불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며 "(아역) 또래인 아들을 뒀는데 드라마를 보며 예쁘다고 할 때마다 신경 쓰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청자는 "주변에 아들을 딸처럼, 딸을 아들처럼 키우는 젊은 부모들이 있다고 들었다"며 "아무래도 이런 드라마들이 자주 방송되면서 영향을 준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자녀의 성 정체성 붕괴하는 '성중립 양육'

 
세계적으로도 남성과 여성을 벗어나 성의 다양성을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미국 할리우드에서는 이른바 ‘성중립 양육’을 하는 셀럽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배우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의 딸 샤일로(13)가 대표적이다. 샤일로는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남자 옷을 입는 등 톰보이(Tomboy)로 유명했다. 그는 3살 때부터 본인을 '남자'로 불렀으며, 졸리와 피트 역시 '존'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반대로 배우 샤를리즈 테론은 입양한 아들 잭슨(8)이 ‘딸’로 성장하고 있다며 트랜스젠더임을 공개했다. 테론은 자신의 SNS를 통해 빨간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한 잭슨의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바비 인형' 제조사 미국 마텔은 지난해 '성중립 인형'을 출시해 화제가 됐다.
 
할리우드 이야기만이 아니다. 배우 봉태규 역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아들의 성별 논란이 불거졌다. 봉태규는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시하는 핑크색을 좋아하고 공주가 되고 싶어 하기도 한다"며 "저는 응원하고 지지해 주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사회가 만들어 놓은 어떤 기준이 아니라 시하의 행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성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대중의 입장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성 정체성이 확립되기도 전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미디어의 영향력은 성인과 아동 및 청소년을 넘나들며 구석구석 침투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동 및 청소년의 경우 미디어의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콘텐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은 "아동이나 청소년은 미디어의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메시지에 쉽게 공조하고 쉽게 영향을 받는다"며 미디어의 역할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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