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7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격적인 금리인하가 나오리라는 전망이 제기됐지만, 금통위가 신중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경제는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설비투자의 부진이 완화되었으나, 건설투자의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결문을 종합하면 소비위축과 수출둔화 등을 경로로 국내 경제 성장세가 약화됐다고 보면서도 서둘러 금리인하로 대응하기보다는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좀더 지켜본 뒤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중론이었던 것으로 읽힌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소비는 물론 투자, 수출 등 국내 경제 전방위에 걸쳐 타격을 가하는 게 속보 지표들에서 차례로 드러나고 있는 만큼 한은이 신중론을 펴다가 '실기(失期)'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제 4월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시각이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동결은 인하 시점을 4월로 연기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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