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별로 제각각인 코로나19 대응지침.(사진제공=연합뉴스) 

"대구에 다녀왔어도 너는 간부니까 일해야지."

육군의 한 간부는 최근 대구로 휴가를 다녀온 뒤 격리 대상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정작 부대에선 간부라는 이유로 일을 계속하게 했다.

25일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으로 군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3명이다. 대부분 대구를 방문했거나 신천지예수교 교인과 접촉해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대 내 2차 감염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위급 상황인데도 일선 부대에서는 대응 마련 기준조차 모호한 것으로 드러났다. 확진자 발생지역 방문자나 의심 증상자 격리, 예방지침 등이 합리적인 기준 없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육군 장병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을 방문한 장병과 의심 증상이 나타난 장병들을 별도 공간에 격리하지 않고 연병장에 텐트를 치게 한 뒤 한곳에 모아놨다"며 "이들 중 확진 환자가 있으면 다른 일반 감기 환자들까지 다 옮으라는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코로나19 예방과 관련한 기본 수칙도 군 자체에서 제대로 교육되지 않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한 부대에서는 최근 대구로 휴가를 다녀온 간부가 출근한 뒤에야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는 것 같다"고 보고해 부대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부대에서는 해당 간부의 코로나19 진단 결과가 나오는 밤늦게까지 모든 간부가 퇴근하지 못하는 일이 빚어졌다.

부대의 한 간부는 "다행히 음성이 나왔지만, 의심 증상이 있으면 출근하기 전에 보고하고 먼저 진단을 받아야 했는데 출근해서 보고하면 다 같이 감염되자는 거냐"며 "장병들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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