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의 터널에서 차량 다중추돌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4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의 원인이 도로 결빙(블랙아이스)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은 사고가 난 탱크로리 차량.(사진제공=연합뉴스)
 
17일 순천∼완주 간 고속도로 터널에서 차량 다중 추돌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4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의 원인이 도로 결빙(블랙아이스)으로 지목되고 있다.
 
제때 제설작업을 했다면 지난해 12월 경북 군위의 상주-영천고속도로 연쇄 추돌사고와 마찬가지로 블랙아이스를 원인으로 한 사고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해당 지점에 사고 방지를 위한 도로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18일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발생 시각(12시 20분께) 30여 분 전인 전날 오전 11시 56분께 사고 구간에 대한 제설작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도로공사는 15t 제설차를 이용해 사고 터널에 염수 및 제설제를 살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업이 끝난 구간의 도로는 비가 내린 상황과 유사하며 이런 상태가 1시간가량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눈이나 비로 젖은 도로에서는 운전자가 감속하고 앞차와 적정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도 했다.
 
도로공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사고 당시 도로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다시 말해 도로 결빙이 없는 상태에서 운전자의 부주의가 사고를 유발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사고 당시를 담은 폐쇄회로(CC)TV를 보면 상황은 다르다.
 
미끄러진 트레일러 등 차량 6∼7대가 연이어 추돌하며 터널 내 1·2차로에 뒤엉킨 모습이 포착된다.
 
이들 차량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미끄러져 앞서 멈춘 차량을 들이받거나 터널 내벽과 충돌하는 모습이다.
 
접촉사고를 낸 차량이 바로 비상등을 켜고 뒤따라오는 차들에 사고를 알리지만, 그 이후로도 차량 2∼3대가 제동 이후 미끄러져 앞선 차량을 들이받는다.
 
이어 뒤따라온 질산을 실은 탱크로리가 미끄러져 넘어져 순식간에 이들 차량을 덮치자 큰불이 번진다.
 
탱크로리에서 질산이 유출되면서 710m의 사매2터널 상행선 구간은 검은 연기로 뒤덮여 버린다.
 
CCTV 상황을 고려하면 도로공사가 말한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사고로 차량 30여 대가 잇따라 추돌해 현재까지 4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소방본부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사고 현장에서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남원시청 등과 함께 사고 합동 감식에 착수했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원인을 두고 여러 가지 추측이 있다"며 "아직 원인을 단정 지어 말할 수 없고 합동 감식을 통해 밝히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