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중국인 유학생 관리 강화 방침을 밝혔지만, 대학들은 통제할 수 있을지를 두고 난감해 하고 있다.
 

 ▲한 대학 내에 설치된 중국인 학생 임시 격리 공간(사진제공=연합뉴스)


중국에서 입국한 유학생들은 입국 후 14일간 등교 중지 조처된다. 대학 당국은 등교 중지 기간에 이들의 건강 상태와 외출 여부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은 일부 대학은 아르바이트생을 추가로 고용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문제는 격리 대상자들이 대학 당국의 협조 요청에 응하지 않고 격리 기간 일반 학생들이 모이는 시설을 이용하더라도 제지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점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일부 대학은 중국인 유학생 모두를 통제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학이 관리 책임을 떠안게 된 듯한 형국이 되자 난처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내 중국인 유학생 관리 지침들을 세워 진행하려고는 하지만, 일부 학생들이 통제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해도 학교가 불이익을 줄 근거는 없다"라며 난처함을 표했다.

 

기숙사 입소를 신청한 학생들이라면 학교 차원에서 관리할 방법을 마련해볼 수 있지만, 학교 밖에 거주하며 통학하는 학생들까지 전부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도 어렵다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교육부 방침대로 전화 모니터링은 할 수 있겠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도 "중국인 유학생들에게 최대한 협조를 구하겠지만, 이들의 외출을 물리적으로 막기란 불가능하다"며 "특히 지역사회에서 자율격리 중인 학생들은 외출 자제를 권고하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특히 교육부가 중국에서 아직 입국하지 않은 유학생들에게 휴학을 권고하도록 방침을 세운 데 대해 "특정 학생들에게 대학 당국이 휴학을 권고할 명분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들도 코로나19의 대학가 확산에 우려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성신여대 총학생회는 신속하고 투명한 정보 공유 등을 요청하는 공동 입장문을 전날 성북구에 전달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교육부는 각 대학에 개강 연기를 권고했지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사례로 미뤄봤을 때 연기된 개강 일시 이후에도 현재와 비슷하거나 더 엄중한 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학기 중의 대학가는 빈번한 밀접 접촉으로 전염병 확산에 매우 취약하며 역학적으로도 접근이 매우 어려운 공간"이라며 방역 물자와 역량을 충분히 확보할 것을 요청했다.

 

한양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을 여학생 기숙사에 일괄 수용하기로 한데 대해 일부 학생이 문제를 지적하며 민원을 넣는 등 반발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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