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당국이 코로나19 우려로 집단행사를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권고하면서 졸업식·입학식을 줄줄이 취소했던 대학들의 학사일정에 또 차질이 생겼다.
 

 

행사 연기·철회를 권고했던 교육부에서 지침을 새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졸업식·입학식 등을 취소한 대학들은 행사를 다시 하기 어렵거나 하더라고 소규모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대책본부가 지난 12일 '행사·축제·시험 등 개최 지침'을 발표했다. 이후 교육계는 14일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잦아들었다며 집단행사를 전면 연기하거나 취소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중수본은 각종 행사 추진 전제로 감염증 예방을 위한 방역적 조치를 충분히 병행한다는 조건을 언급했다. 행사 개최 시 사전 안내 및 직원교육, 참가자 밀접 접촉 프로그램 제외, 만약을 대비한 격리공간 확보 등이 이뤄지면 된다는 의미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이후로 "대학 졸업식, 입학식,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 등 집단 행사는 가급적 연기하거나 철회하라"고 대학에 여러 차례 권고한 바 있다.

 

이에 서울대·고려대 등 전국의 대다수 대학이 2월 중순∼3월 초로 예정했던 졸업식·입학식 및 신입생 OT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이들 대학은 취소를 발표한 상태다.

 

정부의 지침이 바뀌자 학교 현장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막 졸업식·입학식 취소를 결정했는데 다시 추진해야 하느냐", "감염병 확산세가 하루하루 다르다고는 하지만 관련 지침은 더 일찍 낼 수 있는 것 아니냐" 등의 의견이다.

 

졸업식·입학식 취소를 이미 발표한 A대학의 관계자는 "각 단과대학이 행사에 쓰려던 비용을 마스크·손소독제 등 방역 비용으로 쓰기로 이미 결정했다"며 "억지로 하려면 하겠지만, 원래 생각했던 규모의 행사는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B대학 관계자는 "개강을 2주 연기했으니 입학식과 신입생 OT는 3월 초·중순에 다소 늦더라도 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졸업식은 수차례 회의를 거쳐 취소를 겨우 결정했는데, 다시 할지는 또 회의를 해봐야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C대학 관계자는 "졸업식·입학식 취소, 개강 연기 등이 모두 학사일정으로 맞물려 있는 거라 이미 취소 발표한 것을 다시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학부모 등 외부 인원이 캠퍼스 안에 몰려드는 것 역시 부담"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대학 입학식 및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 관해 가능한 한 허용하는 방향으로 새 가이드라인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교육부 관계자는 "중수본이 지침을 낸 만큼 집단행사 관련 가이드라인을 새로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새 지침에는 '입학식·신입생OT 등 집단 행사를 개최하려면 중수본 지침에 따라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라'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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