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집권 사회노동당(PSOE)이 보수 가톨릭 교단과 우파 진영의 반발에도 존엄사 합법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법안에는 심각한 말기 질환이나 불치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만 본인이 희망하면 존엄사를 맞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 스페인 의사당 앞에서 한 시민이 존엄사 합법화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오른쪽 푯말에 '죽일 권리는 없다'라고 적혀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또한 의료진에게 양심에 따라 연명치료를 반대 또는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법안 제출 후 이날 트위터에서 "많은 사람이 기다려왔고 더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면서 스페인은 (존엄사 허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의 중도좌파 사회노동당이 존엄사의 합법화를 시도하는 것은 지난 1년 사이 이번이 세 번째다.

존엄사 합법화는 제1야당인 우파 국민당과 극우정당 복스는 물론 가톨릭 교단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실현될지는 불투명하다.

스페인에서 존엄사 문제는 작년 4월 한 노인이 30년간 다발성 경화증으로 고통받아온 아내의 자살을 도운 혐의로 체포된 이후 다시 공론화했다.

스페인에서 자살 기도를 도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징역 6~10년을 선고받는다.

말기 암 등 심각한 단계의 불치병 환자가 겪는 고통을 줄여주려는 목적에서 환자의 요구에 따라 그렇게 할 경우에는 감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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