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각본상, 국제 영화상, 감독상, 최우수작품상 등 4관왕을 달성하자 세계 각국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오스카 4관왕의 영예 안은 '기생충'의 출연진과 제작진(사진제공=미국영화아카데미(AMPAS))

비영어권 영화 최초의 작품상, "세계의 승리"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92년 역사상 아시아 영화 최초로 각본상을 수상한 데 대해 외신들은 일제히 "오스카의 새 역사를 썼다"며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AP 통신은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92년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권 영화로 작품상을 수상했다"면서 '기생충'의 수상을 "세계의 승리(a win for the world)"라고까지 평가했다. 이어 "'기생충'의 수상은 오랜 세월 외국 영화를 낮게 평가해오는 데 만족해온 미국 영화상에 분수령이 됐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생충'의 수상은 AMPAS를 비난해온 이들이 요구해온 '좀 더 포용력 있는 오스카'를 약속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CNN 방송은 "'기생충'이 작품상 수상으로 오스카의 역사에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 영화 '기생충'이 경쟁작들에 비해 너무나 강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지금껏 오로지 11편의 국제 영화만이 오스카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었는데, 그중 '기생충'이 비영어권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받은 작품이 됐다"고 밝혔다.
 
뉴욕포스트는 봉 감독의 특별한 수상소감을 다뤘다. 뉴욕포스트는 "경쟁 후보로 오른 동료에게 감사를 전하는 건 흔하지만, 패자에게도 진정한 기쁨의 눈물을 쏟게 한 승자를 본 적 있는가?"라며 "그게 바로 봉 감독"이었다며 극찬했다.
 
AFP 통신은 황금종려상과 골든글로브, 영국 아카데미(BAFTA)에서 돌풍을 일으킨 봉 감독이 오스카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봉 감독의 '살인의 추억'과 '괴물', '설국열차'와 '옥자' 등 역대 작품을 조명했다.
 
AFP 통신은 "장르를 넘나드는 스릴러와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로 잘 알려진 봉 감독은 '기생충' 이전에도 여러 작품으로 대중과 평단의 호평 끌어냈다"라면서 "이날 할리우드에서의 승리는 그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식을 기뻐하는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존 조·스티븐 연(트위터캡처)
 
"역사적이고 충분히 자격이 있는 수상" 찬사

해외 연예인들을 포함한 유명인들도 축하 대열에 동참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SNS에 '기생충'에 나왔던 '짜빠구리'를 먹고 있는 사진을 게시하며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를 전했다. 그는 "대사관 동료들과 '짜빠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을 관전하고 있다"며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적었다.
 
미국 민주당의 유일한 아시아계 출신 대선 경선 후보인 앤드루 양은 트위터에 "와, '기생충'을 봐야겠다"라며 축하를 전했다.
 
구글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도 아카데미 작품상이 발표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봉 감독과 '기생충' 출연진에게 축하를 남겼다.
 
피차이 CEO는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한글로 적은 데 이어 "역사적이고 충분히 자격이 있는 수상이었다. 정말 재미있게 봤다"고 전했다.
 
시상식 현장에서 '기생충' 수상을 지켜본 한국계 여배우 산드라 오는 SNS를 통해 "축하한다. 한국인인 게 너무너무 자랑스럽다"라고 적었다.
 
특히 산드라 오는 '기생충'이 각본상 수상작으로 호명될 때에도 손뼉을 치고 발을 구르며 열렬히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영화 '서치' 등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얼굴을 알린 한국계 미국 배우 존 조도 트위터를 통해 "기생충 제작진과 함께 서 있었더니, 함께 많은 축하를 받았다"며 장난스럽게 축하를 전했다.

프랑스의 영화 전문지 '프르미에'도 봉 감독의 4관왕 수상 직후 트위터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오스카와 아시아 영화인 봉준호에게 모두 역사적인 밤이다. 전례가 없는,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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