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공산당이 지방정부 비판은 허용하면서도 시진핑 국가주석을 향한 비판은 검열하는 이른바 '시진핑 지키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제공=연합뉴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3일(현지시간) '중국의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 엄중 단속과 시진핑 보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공산당은 느린 초기 대응에 관한 비판과 책임론에 시 주석이 말려드는 것을 피하기 위해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의 지방 지도부를 향한 주민들의 비판은 허용하면서도 시 주석을 직접 겨냥한 말들은 전부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중국 국영매체는 시 주석이 중국 정부의 대응을 "직접 지시했다"는 표현의 사용을 멈추고, 대응이 "집합적으로 지시됐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지난달 28일 시 주석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만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악마'라고 규정하며, "내가 직접 (전염병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국 지도부 서열 2위인 리커창 총리가 '중앙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 대응 영도소조' 조장을 맡아 대응 작업을 지휘하게 된 점, 저우센왕 우한 시장이 비난의 타깃이 되는 것 등 시 주석을 책임론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신종 코로나 사태 초기에 '새로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출현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우한 경찰로부터 고초를 당한 의사 8명을 나중에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칭찬한 일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국의 방어 노력에도 신종 코로나 확산에 관한 시 주석 책임론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누리꾼들은 당국의 검열을 피해 시 주석 체제를 비판하고 있다. 과거 원전 폭발 사건의 축소와 진상 은폐에 급급했던 옛 소련 관리들의 모습을 고발한 미국 드라마 '체르노빌'에 관한 온라인 리뷰를 올리는 방식이다.

 

우창 전 칭화대 강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 당, 군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이 행동하기 전에 '최고 지도자'의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며 시 주석 체제의 중앙집권화가 지방 관리들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