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신곡 '아무노래' 표지 사진.(사진제공=KOZ엔터테인먼트)

"따딴 따라라~" 멜로디가 들리면 가수 지코가 등장한다. 그를 따라 나오는 또 다른 인물. 이들은 화면을 응시하다가 이내 흐르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한다.

"아무렇게나 춤춰/ 아무렇지 않아 보이게/ 아무 생각 하기 싫어/ 아무개로 살래 잠시."

그냥 아무렇게나 춤 춰 보라는 40초 남짓한 이 영상 덕분에 소셜미디어에선 신나는 놀이판이 펼쳐졌다. 래퍼 지코가 자신의 신곡 '아무노래'에 맞춰 영상을 올린게 시작인데, 따라하기 열풍에 힘입어 노래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국내 음원차트 1위는 물론 미국 빌보드까지 진입했다.

춤을 추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아무노래챌린지'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것은 유행처럼 번졌다. 그저 노래를 듣는 것을 넘어 직접 따라하고 영상을 공유하면서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방식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민재 대중문화평론가는 "(아무노래는) 일반인이 몇 번 안 보고도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춤이 간단하고 쉽다"며 "챌린지가 굉장히 많았지만, 이처럼 두드러지게 성공한 곡은 없었다. 놀이문화를 제대로 저격했다"고 분석했다.
 
 ▲'아무노래' 댄스 챌린지 캡쳐.

이번 '챌린지' 열풍에서 특기할 점은 짧은 콘텐츠 동영상 플랫폼의 인기 흐름을 잘 탔다는 것이다.

아무노래챌린지에 협업한 틱톡은 문자와 사진 중심인 기존 소셜미디어와는 달리 짧은 동영상으로 자신의 개성을 내세울 수 있어 젊은 세대에서 인기를 끈 플랫폼이다. Z세대(1995~2004년생)의 특징인 참여와 공유가 손쉬워 선호도가 높다.

'아무노래챌린지'는 이 영상공유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세대의 놀이문화가 음악 소비로도 연결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 깊다.  

해외에서는 이미 '숏 콘텐츠'를 활용한 챌린지식 캠페인이 중요한 음악 마케팅 수단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19주간 1위를 기록해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운 릴 나스X의 '올드 타운 로드'가 대표적이다. 래퍼 니키 미나즈의 트위터 팬 계정 운영자이자 SNS 스타였던 릴 나스 X는 카우보이 콘셉트를 활용한 '#이햐챌린지(#yeehawchallenge)'로 빌보드 최장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이처럼 대중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은 디지털 마케팅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그런 의미에서 가요계는 지코의 '아무노래' 열풍이 대중음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노래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무엇을 통해 노래를 알리느냐도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디지털 문화가 확산되는 흐름을 잘 읽어 지코가 영리한 입소문 방식으로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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