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 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와 확진 환자 급증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5일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연휴 이틀째를 맞아 이동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당국은 바이러스의 전파 억제를 위해 도시 추가 봉쇄와 유명 관광지 폐쇄, 영화관 운영 중단 등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놨다. 그럼에도 그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급기야 중국은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단체관광까지 중단시키는 강수를 뒀다.
 
 ▲1월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병원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41명이다. 전날 하루 동안 16명이 늘었다.

'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우한(武漢)이 있는 후베이(湖北)성에서 39명이 숨졌다. 이밖에 허베이(河北)성과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1명씩 사망했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이날 오후 8시 현재 1,372명으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환자 분포는 광둥(廣東)성 78명, 저장(浙江)성 62명, 충칭(重慶) 57명 등이며 베이징과 상하이는 30명대 수준이다.

중국 34개 성(직할시·자치구) 가운데 서부의 티베트를 제외한 전역에서 환자가 발생했다.

후베이(湖北)성의 환자는 우한 572명을 포함해 729명이다.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새 환자는 180명으로 우한이 77명으로 가장 많다. 인근 황강(黃岡)시에서도 52명이나 나왔다.

새로 확진을 받은 환자 가운데 지금까지 최연소인 2세 아동을 포함해, 광둥 성에서는 가족 간 감염 13건 외에 직장 동료에게 감염된 사례도 1건 확인됐다.

중국 본토 밖의 확진 환자는 홍콩이 5명으로 늘었고 마카오는 2명이다. 아시아를 벗어나 미국에서 2번째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유럽에서도 처음으로 프랑스에서 3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해외 환자도 부쩍 늘어 30명에 육박했다. 호주 등지에서도 처음으로 환자가 나왔다.

의료진 급파…봉쇄 도시 16개로 늘어 5,000만 명 영향

우한에서 의료진과 병상, 검사장비 등 의료물품이 많이 부족한 가운데 군과 민간 의료진이 긴급히 투입됐다.

중국 인민해방군 육해공 3군 의료대학의 의료진 450명이 밤사이 각각 상하이와 충칭, 시안(西安)에서 우한으로 도착했다.

상하이의 30개 병원에서 파견한 136명과 광둥 성의 의료진 128명도 이날 새벽 우한으로 들어왔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으로 급파할 의료진 1,230명을 6개조로 편성했다.

공업정보화부는 방호복 1만 4,000벌, 의료용 장갑 11만 쌍, 마스크 300만 개 등을 우한으로 보냈다.
 
 ▲1월 24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들을 위한 병원 건설 현장 모습. 중국 정부는 우한시에 다음주 완공을 목표로 1,000개의 병실을 갖춘 응급병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병원은 다음달 3일까지 건설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우한 시는 전날부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처럼 병상 1,000개 규모의 응급병원 건설에 나서 24시간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 병원은 2월 1일까지 건설을 마치고 3일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우한은 또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1,300개 병상의 또 다른 병원을 짓기로 했다. 건설에는 15일이 걸릴 예정이다.

우한 시는 현재 확진 환자와 의심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확보한 4,000개의 병상을 이달 말까지 1만 개로 늘릴 계획이다.

우한을 포함해 방역을 위해 외부와의 통행을 차단하는 도시 봉쇄 조처가 내려진 후베이 성 지역은 16개로 늘어났다. 징저우 등 3개 도시가 새로 봉쇄령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5,000만 명 넘는 사람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중대 돌발 공공위생 사건' 1급 대응에 들어간 곳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환자가 나오지 않은 티베트를 제외한 전 지역으로 확대됐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전국을 대상으로 항공편, 철도 등으로 우한에서 온 승객들의 발열 검사를 해서 증상이 있는 사람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는 당 중앙에 전염병업무 영도소조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번지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외 단체관광 중단…베이징은 시외버스 운행 멈춰

중국은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와 해외 단체관광을 중단하기로 했다.

호텔과 항공편 예약을 포함한 여행사들의 모든 국내 단체관광 업무는 이미 24일부터 중단됐으며 해외 단체관광 업무는 27일부터 중단된다.

한편 수도 베이징은 오는 26일부터 베이징과 다른 지역을 오가는 모든 버스의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베이징의 서우두(首都)공항과 다싱(大興)공항은 이날부터 모든 도착 승객의 체온 측정을 한다. 베이징에서는 공항 터미널과 기차역, 지하철역 등 35개소에서 승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이날 전국 철로 수송객은 260만 명(연인원)으로 예상돼 작년 동기보다 38% 줄었다. 우한 폐렴 때문에 일부 열차의 운행은 정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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