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설은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 가족뿐 아니라 친지나 이웃, 은사를 찾아가 인사도 하고, 설빔을 차려입고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도 받는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쇼핑몰마다 설 선물세트가 가득 진열돼 있고, 사람들 또한 설레는 마음 안고 설 연휴 계획을 구상합니다. 아이들도 웃어른들에게 할 세배 연습을 하느라 여념이 없죠."

북한 매체에 소개된 북한 주민들의 설맞이 풍경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수식어를 증명하듯, 한민족인 우리와 비슷한 모습이다.

북한 주민들도 설날 아침이 되면 주변에 사는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설음식을 먹고 덕담을 주고받는다. 설날 차례 문화가 일반적이지 않지만, 일부 가정들에서는 지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뿐 아니라 친지나 이웃, 은사를 찾아 설 인사를 하고 음식이나 선물을 주고받으며 정을 나눈다. 어린이들은 색동저고리 등 설빔을 차려입고 웃어른들께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도 받는다.
간부를 비롯해 일부 주민들이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하거나 거주 지역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참배하기는 하지만, 의무적이지는 않다.

남한에서는 즐기는 사람이 줄었지만, 북한에서는 명절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광장과 공원에서 연날리기와 윷놀이, 줄넘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민속놀이와 체육 경기를 하는 주민들도 있다.

 
▲ 북한의 설 음식은 '떡, 떡국, 만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대표적인 설음식은 떡, 떡국, 만두다. 남쪽의 일반적인 설음식인 찰떡과 설기떡(백설기), 절편 등 떡의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만둣국도 즐겨 먹으며, 전통 개성 음식인 허리가 잘록한 모양의 조랭이떡국을 만들어 먹는 집도 적지 않다.

특히 '맛집 탐방'은 빼놓을 수 없는 설 풍경이다. 남쪽에서는 설 연휴 '대이동'으로 인해 많은 식당이 휴업하지만, 설 귀성 문화가 없는 북한에서는 연휴 내내 일제히 문을 열고 '특식'으로 불리는 설음식을 판다.

평양 옥류관과 청류관을 비롯한 여러 식당에서 평양냉면과 쟁반 국수, 전골 등을 맛보고, 인민봉사총국에서 마련한 설명절 음식 품평회와 시식회도 즐길 수 있다. 지방 식당들도 마찬가지다.

설맞이 술로는 도라지를 비롯한 여러 약재를 넣어 만든 '도소주'(屠蘇酒)가 있는데, 젊은 사람이 한 살 더 먹는 것을 축하한다는 의미로 젊은 사람부터 마신다.

▲ 북한의 설은 음력설로 민족의 전통 명절로 제정하고 지위를 인정한 것이 오래 되지 않았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남쪽과 달리 북한에서 음력설을 민족의 전통 명절로 제정하고 지위를 인정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과거 음력설은 중국 역법에 따른 '봉건 잔재'로 여겨져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따라 명절로 취급되지 않았다가, 1989년에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우수한 전통을 계승하자고 강조하면서 음력설을 인정하고 즐기기 시작했다.

북한은 2003년 설 당일부터 사흘간을 공식 휴일로 지정했으며 2006년부터는 '설 명절'을 음력설의 공식 명칭으로 삼고 있다.

올해는 설 당일인 25일부터 27일까지 쉴 수 있다. 대체 공휴일을 인정해 설 하루 전인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을 쉬는 남한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설명절의 부활에도 북한에서 설과 추석을 비롯한 민속 명절은 '민족 최대의 명절'로 일컬어지는 김일성(4월 15일·태양절)·김정일(2월 16일·광명성절) 생일보다 중요성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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