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발병지인 중국 우한 시가 한시적으로 봉쇄령을 내렸다.

중국 중앙방송(CCTV)의 보도에 의하면 우한 시는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이 지역을 떠나지 못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대중교통과 항공편, 열차 등 교통망도 중단될 예정이다.
 
 ▲이달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동남아,우한발 비행기 입국자들을 발열 검사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처럼 '우한 폐렴'의 확산 우려가 연일 커지고 중국 당국도 확산방지에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나흘간 이어지는 설 연휴를 맞아 짧은 휴가를 즐기려던 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환자 발생 지역이 아시아 전역으로 점차 넓어지는 데다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중국 현지는 물론, 중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까지 꺼리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본격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온라인 맘카페와 여행정보 공유 커뮤니티 등을 보면, 현재 중국에서 우한 폐렴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문의하며 설 연휴에 중국을 방문해도 될지 묻는 글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

여행·호텔 후기 등을 올리는 커뮤니티에서 한 회원은 "2박 3일 일정으로 중국 톈진(天津)에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우한 폐렴이 중국을 넘어 일본, 태국에서도 발견됐다는 소식에 고민 끝에 여행을 취소했다"는 후기를 올렸다.

중국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한 카페에는 "결혼 앞두고 부모님·예비신랑과 상하이(上海)에 가려고 준비했는데 심란하다"며 "취소하면 200만 원이 그냥 날아가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글도 올라왔다.

부부 동반으로 선전으로 골프 여행을 예약했었다는 남 모 씨(58)는 "설 당일인 25일부터 닷새간 지인들과 쉴 계획이었는데 우한 폐렴 때문에 취소 수수료 17만 원씩 내고 취소했다"고 아쉬워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국내외 유명 관광지 여행조차 기피하는 반응도 있다.

임신 중이라는 한 여성은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많이 찾는 점을 언급하며 "설 연휴에 3박 4일 제주 여행 일정을 잡아두고 항공, 숙소, 렌터카까지 예약했는데 우한 폐렴 걱정에 결국 취소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겨울방학에 설 연휴까지 이어지는 시기에 우한 폐렴의 불똥이 튀자 걱정하는 분위기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우한 폐렴 이슈가 불거지면서 올해 1월 신규 예약 건수는 작년과 비교해 약 15% 감소했지만, 취소 건은 25% 가까이 늘었다"며 "문의전화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한편 여행 취소에 따른 수수료 부담에 대한 불만도 있다. 우한 폐렴 문제가 불거졌더라도 현재로서는 별도의 당국 지침이 없기에 항공·호텔·여행 패키지 상품 취소 수수료는 기존 약관에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칭다오(靑島) 여행을 계획했다는 직장인 염 모 씨(26)는 "주변에서 걱정하면서 말리는 탓에 호텔에 메일로 문의했더니 수수료 없이 예약을 취소해줬는데 항공권은 취소 수수료만 15만 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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