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이른바 '숏폼(Short-Form) 콘텐츠' 열풍에 너도나도 짧은 콘텐츠 확대에 뛰어들고 있는 것. 그야말로 짧아야 보는 시대가 도래했다.  
 
 ▲짧은 영상, 이른바 '숏폼 콘텐츠'가 대세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긴 호흡에서 짧은 호흡콘텐츠 시장 변화 中
 
'실리콘밸리의 여제' 멕 휘트먼(64)이 새 동영상 플랫폼 '퀴비(Quibi)'를 손에 들고 돌아왔다. 할리우드 제작자와 실리콘밸리 거물이 합세한 퀴비는 시작부터 화제가 됐다. 디즈니, JP모건, 알리바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퀴비에 관심을 보였다.

퀴비는 'Quick Bites(간편하게 즐기는 한 입 거리)'의 줄임말로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젊은 층의 니즈를 반영해 개발했다. 올해 퀴비를 통해 공개될 영상 콘텐츠만 해도 8,500개에 달한다. 영상은 모두 5~10분 내외의 '숏폼' 형식으로 스티븐 스필버그와 스티븐 소더버그 등 유명 감독도 제작에 가세했다. 

'퀴비'의 최고경영자 휘트먼은 "우리는 수십억 명이 연간 수십억 시간을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혁명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숏폼' 인기에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공유하는 애플리케이션(앱) '틱톡'도 얼마 전 동남아판 넷플릭스라 불리는 '아이플릭스'와 손잡고 '숏폼 콘텐츠' 확장에 나섰다. 아이플릭스 측은 틱톡과의 제휴로 아시아 전역 13개국에서 숏폼 콘텐츠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콘텐츠 소비패턴 변화에 따른 것이다. 짧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메조미디어가 15~59세 1,000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 형태'를 조사한 결과, 짧은 영상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분 미만의 영상을 선호하는 시청자는 45%, 더 짧게는 5분까지도 좋다는 시청자가 11%에 달했다. 전체 56%가 10분 미만의 영상을 선호한 셈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는 "1시간짜리 방송을 내놔도 늘어지는 부분을 잘라낸 10분짜리 클립을 사람들이 더 찾아본다"면서 "긴 호흡보다는 짧은 호흡, 텔레비전보다 모바일을 친숙하게 여기는 세대가 왔다"고 밝혔다.

'숏폼' 활성화로 기존 콘텐츠 산업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짧은 영상 형식의 새로운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숏폼 콘텐츠는 이미 TV까지 침투했다. 지난 1월 10일 첫 방송한 tvN 예능 '금요일 금요일 밤에'(연출 나영석, 장은정)가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숏폼 옴니버스 예능'으로 반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10분 내외의 짧은, 서로 다른 주제 6개 코너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전문가들은 달라지고 있는 콘텐츠 시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대중들의 콘텐츠 소비패턴이 변화함에 따라 기존 콘텐츠 제작자들도 대중에게 맞출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며 "기존 방식을 넘어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