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제공=연합뉴스)

재계의 큰 별이 지면서 창업 1세대 경영인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신 명예회장은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 중 18일 밤 병세가 급격히 악화했으며, 오늘 오후 4시 29분께 신동빈 롯데 회장 등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 현대 창업주 정주영 회장, LG 창업주 구인회 회장, SK 창업주 최종현 회장 등 이른바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막을 내리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고인은  한국과 일본에 식품·유통·관광·석유화학 분야 대기업을 일궈낸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특히 한국의 유통 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명예회장은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났다. 일제강점기인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학 생활을 하던 고인은 맨손으로 껌 사업에 뛰어들었고 1948년 (주)롯데를 창업했다.
 
한국에서는 한·일 수교 이후인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한 후 관광과 유통, 건설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해 롯데를 국내 재계 순위 5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은 관광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신 명예회장의 말년은 경영권 갈등과 수감 위기 등으로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이 터지 것.
 
경영권 분쟁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선 고인은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과 국내 계열사 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형식상으로 완전히 경영에서 물러났다.
 
또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났고, 90대 고령에 수감 위기에 처하는 등 잇따라 수난을 겪기도 했다.
 
고인은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 원을 선고받았으나 치매 등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신 명예회장은 2018년 6월 법원 결정에 따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에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건강이 악화되면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고, 19일 오후 별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장례는 롯데그룹장으로 치러지며, 이홍구 전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명예장례위원장을, 롯데지주 황각규·송용덕 대표이사가 장례위원장을 맡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2일 오전 6시며, 발인 후 22일 오전 7시 서울 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영결식이 열린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개점 기념식에 참석한 신격호 명예회장 내외와 신동빈 회장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