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 ‘구독서비스 모델’에 주목
미디어콘테츠부터 유아용품까지 적용


‘공유경제’는 한동안 전 세계 비즈니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키워드였다.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의 경제활동으로 ‘에어비앤비(Airbnb)’, ‘우버(Uber)’, ‘타다’ 등이 있다. 하지만 지난해 공유경제보다 더 주목받은 말은 ‘구독경제’다.

과거 구독(購讀)이란 말은 신문이나 책 등을 구입해 읽는다는 뜻으로 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정기적으로 특정 상품 혹은 서비스를 사용하는 행위 전체를 뜻하는 단어로 외연이 확대됐다. 올해 글로벌 시장 규모가 600조 원으로 확대된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국내외 기업들이 잇따라 구독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다.
 
 ▲미디어콘텐츠부터 의류, 유아용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구독서비스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모든 산업이 구독 모델을 지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홈페이지 메인화면. ⓒ데일리굿뉴스

구독경제의 빠른 성장세 주목하는 기업들

국내 구독경제의 조상 격인 한국야쿠르트는 1971년부터 야쿠르트 등 발효유를 정기 배송했다. 한국야쿠르트 디지털마케팅 신승호 부문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식료품부터 생활용품, 각종 렌털서비스가 구독경제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부문장은 “최근 공유경제나 미니멀라이즈로 직접 소유하지 않고 잠시 임대하는 추세로 흘러가고 있다”며 “서로 다른 카테고리의 구독경제가 협업하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고 누가 얼마나 빨리 선점하는지가 장차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전망은 이미 실현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게임 업체 넷마블은 지난해 말 약 1조 7,400억 원에 국내 렌털시장 1위 업체 웅진코웨이를 사들였다. 넷마블은 자사가 보유한 IT(정보통신)기술과 웅진코웨이의 렌털 사업을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구독서비스를 선도한 소프트웨어·미디어콘텐츠

서비스형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vice·SaaS)는 클라우드를 통해 소프트웨어를 빌려 쓰는 형태를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365와 어도비 디자인 프로그램, 한글과컴퓨터 등은 PC에 설치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기존의 제품판매에서 구독형 모델로 변모했다.

구독서비스 대표 선두주자 넷플릭스는 1999년부터 월 5달러에 무제한으로 영상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11년이 지난 현재 넷플릭스는 1억 1,7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 매출 11억 달러를 기록했다.


셔츠부터 장난감까지…사지말고 빌려쓰세요

직장인 남성을 위해 종합의류 구독서비스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맨즈캐비넷은 주중에 입었던 셔츠를 직접 수거해 세탁하고 다림질해서 출근 전날 집까지 가져다준다. 또한 이용자 개개인에게 맞는 셔츠를 추천해 코디를 고민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준다.

롯데렌탈은 육아용품 구독경제 서비스 ‘묘미 베이비패스’를 운영 중이다. 월간 일정액을 지급하고 40여 개 브랜드, 160여 개에 이르는 육아용품 중 3가지를 골라 원하는 기간만큼 쓸 수 있다. 매달 제품 1개씩을 교체할 수 있어 아이의 성장 단계에 맞춰 이용할 수 있다.


건강을 지키는 구독서비스

개인 몸상태에 맞춘 DNA도시락도 인기다. 체질량지수, 중성지방,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문 요리사가 직접 요리해 맞춤형 도시락을 제공한다. 아침을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습관을 가진 현대인들에게 건강과 시간을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정기배송 및 복약관리 서비스도 출시됐다. 케어위드는 개인이 직접 제품을 비교하는 수고와 다양한 제품을 가격 부담 없이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구독경제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유통환경을 바꾸고 있다. 숙명여대 경영학부 서용구 교수는 “구독경제 서비스는 정기적인 매출이 발생해 업체 입장에서 유리하고 소비자 역시 효율적인 구매가 가능한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기업과 소비자가 모두 윈윈(win-win)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평가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