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특유의 말맛 살린 '통역' 화제

최상경 기자(cs_kyoung@goodtv.co.kr)

등록일:2020-01-08 16: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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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열린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이 통역을 맡은 최성재 씨.(사진제공=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지난 5일(현지시간) 골든글로브 수상 직후 했던 소감이 연일 화제가 되는 가운데 이를 통역한 최성재 씨(샤론 최)에게도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칸영화제부터 봉 감독과 호흡을 맞춘 최 씨는 봉 감독 특유의 말맛을 살려 통역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봉테일'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꼼꼼한 봉 감독이 "언어의 아바타"라고 칭송했을 정도다.

영화계에 따르면 20대 중반인 최 씨는 전문통역사가 아니라 한국 국적으로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고, 영화를 촬영하기도 했다. 영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봉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살려 통역한다는 평을 듣는다.

최씨의 통역 실력은 지난달 10일 방송된 미국 NBC TV 간판 진행자 지미 팰런의 '더 투나이트 쇼'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미 팰런이 줄거리 소개를 부탁하자 봉 감독은 "이 자리에서 되도록 말을 안 하고 싶다. 스토리를 모르고 가야 더 재미있을 것 아니냐"고 답했다.

최 씨는 세심한 어휘 선택과 남다른 언어 세공술로 이를 맛깔나게 전달해 주목받았다.

이 방송이 담긴 유튜브 영상은 조회 수 100만뷰를 넘었고, 국적과 관계없이 "통역이 나를 사로잡았다", "통역이 놀랍다"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유려한 통역에 힘입어 '자막의 장벽을 넘자'는 취지의 봉 감독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도 현지에서 회자하고 있다.

한 영화 평론가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봉 감독이 할리우드의 근시안적인 문화를 지적했다"고 썼다.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찍은 영화들만을 대상으로 상을 주는 것 자체가 포용적인 제스처가 아니라 더 큰 상을 받을 수 있는 경쟁을 막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생충'은 골든글로브에서 영어 대사가 전체 50%를 넘어야 한다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해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SNS에선 "자막을 읽기 싫어하는 미국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며 높은 호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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