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다가올수록 곳곳에서 들리던 캐럴. 그런데 언제부턴가 거리나 상점에서 캐럴을 듣기가 어려워졌다. 일부 거리는 심지어 적막하기까지 하다. 생활소음 규제 탓도 있지만 저작권에 관한 오해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캐럴이 잘 들리지 않다 보니 크리스마스가 예전 같지 않단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럴이 사라진 적막한 곳을 찬양으로 채우는 이들이 있다. 거리에서 찬양하는 사람들, 이른바 '버스킹 예배자'들이다.
 
 ▲2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에서 진행된 거리 찬양 모습ⓒ데일리굿뉴스

캐럴 사라진 거리...저작권 오해 여전
 
올해도 상점이나 거리에서 캐럴을 듣기란 쉽지 않다. 명동이나 이태원 등 사람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도 캐럴을 트는 가게는 드물었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예전처럼 들을 수 없는 이유는 소음 규제 영향도 있지만 저작권료를 무조건 내야 한다는 오해 때문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누구나 다운받아 쓸 수 있는 무료캐럴을 공개하는 등 저작권 걱정 없이 캐럴을 틀 수 있는 방법이 나왔지만, 생계에 바쁜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겐 이마저도 적용이 쉽지 않다.
 
명동 H카페 직원 유정찬 씨는 "저작권 때문에 캐럴 틀기가 어렵다고 알고 있다"며 "캐럴을 무료로 틀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곤 하는데 우리 같은 바쁜 소상공인들한테는 자세한 가이드라인 같은 게 없어서 적용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버스킹 팀 '워십퍼스'와 '차슬관'이 합동 공연을 펼쳤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거리 찬양을 관람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캐럴 사라진 거리에 '찬양'을
 
각박한 사회 현실을 반영하듯 캐럴이 사라지면서 크리스마스가 예전 같지 않단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는 버스킹 팀 워십퍼스와 차슬관의 합동 공연이 진행됐다. 이들은 캐럴이 사라진 거리를 찬양으로 채웠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가만히 노래를 듣고,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었다. 함께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멀리서 노래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멈춘 이도 있었다.
 
서울 서초구에 사는 이지우씨는 "노래가 멀리서부터 들려서 여기로 왔다"며 "노래가 신나면서 한껏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버스킹을 준비한 워십퍼스와 차슬관 멤버들은 "찬양으로 복음의 씨앗이 심겨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준비했다"며 "지나가는 시민 뿐 아니라 크리스천들에게도 새로운 자극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이 예수 그리스도 탄생의 기쁨을 전하고자 자발적으로 모인 40여 팀의 버스킹 예배자들은 서울과 경기, 경남, 전북, 강원지역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거리 찬양을 이어가고 있다. 홀로, 혹은 팀을 이룬 예배자들의 이번 거리 찬양은 29일까지 진행된다.
 
'전국버스킹예배자연합'이란 연합체로 모인 이들은 성탄절에 앞서 부활절과 9월 두 차례 전국 곳곳에서 버스킹을 진행한 바 있다.
 
예배자들은 거리에 세상 음악이 아닌 예수님을 찬양하는 음악이 가득 울려 퍼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전국버스킹예배자연합 김도영 대표는 "이번에는 세상의 문화인 버스킹에 찬양을 입혀서 우리가 거리에서 예수님이 탄생한 날이라는 걸 전하기 위해 나왔다"며 "더 많은 크리스천들이 예수님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누구나 거리로 나와서 하나님을 찬양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리가 적막해졌다지만 구원자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찬양하며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들로 인해 연말 분위기가 한층 더 따뜻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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