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가 보란 듯 판을 친다. 거짓 정보로 인한 사회적 혼란이 심각한 가운데 교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최근엔 목회자들의 발언 하나하나를 논란 삼거나 짜깁기해서 가짜뉴스로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를 넘어 한국교회를 옭아먹고 있는 가짜뉴스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최근 교계에 종북몰이 등 가짜뉴스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짜뉴스의 온상된 '한국교회', 종북몰이까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과 1인 미디어 증가 등으로 비공식 뉴스와 정보들이 난무하면서 가짜뉴스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론기관의 의도적인 여론 조작까지 더해져 미디어 환경의 발전에도 거짓 정보는 오히려 증가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최근 '조국 사태'만 보더라도 지지와 반대 세력이 각자에게 유리한 정보들을 부풀려 집단 내에 공유하면서 왜곡된 사실들을 양산했다.
 
이른바 가짜뉴스로 인한 폐해가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지금, 한국교회도 같은 이유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최근 들어 교회 내 가짜뉴스는 더 기승을 부리는 상황이다. 이념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부 극우 성향의 유튜버들이 특정 목회자나 교회를 겨냥해 종북몰이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얼마 전 종북몰이로 곤혹을 치렀다. 한 해외 거주 목회자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을 통해 교회의 '평양심장전문병원 건립'과 관련해 종북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해당 발언을 요약하면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지난 2007년부터 건립을 시작한 평양심장병원에 50억 원의 현금이 지원됐고, 그 돈이 김정은 위원장 주머니로 들어갔다는 주장이다.
 
북한의 심장병 어린이 치료를 돕고자 했던 교회의 '선한 사역'을 종북 좌파라는 프레임에 덧씌워 훼손시킨 것이다. 상황이 엉뚱한 방향으로 확산되자 교회 측은 "북한에 현금을 조달한 적이 없으며 병원 건립에 필요한 자재를 현물로 제공했을 뿐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복음통일을 강조하거나 대북 지원에 앞장서온 기독교계 인사들이 무차별적으로 종북몰이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위임목사를 비롯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 손봉호 고신대 석좌 교수 등이 최근 '종북 좌파'로 몰리면서 피해를 겪고 있다. 김형국 목사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종북몰이로 내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개의치 않는다"면서 "다만 사역에 악영향이 끼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한국교회, 가짜뉴스 퇴치 적극 나서야

문제는 이러한 가짜뉴스가 교회공동체를 흔들고 성도들을 혼란에 빠뜨린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가짜뉴스에 따른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조성돈 교수(종교사회학)는 "가짜뉴스에 따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한국교회 자체를 분열시키는 것은 물론 자극적이며 선동적인 정보들이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끝내 믿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사회통합에 이바지 해야하는데 오히려 사회 분열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는 것 같아 사태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기독교 내에서 유통되는 가짜 뉴스의 내용을 보면 불신과 갈등·분열을 조장하는 것들이 대다수다. 목사 A 씨(47)는 "거짓 정보의 밑바닥에는 대중들이 현혹될 만한 요소들이 작동하고 있어 사람들이 쉽게 선동될 수 있다"며 "정치적인 이슈와 종교가 연결되면 훨씬 강력한 힘이 생긴다"고 우려했다.

다행인 것은 상황을 주시하던 한국교회가 가짜뉴스 퇴치 행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시민단체들과 함께 거짓 정보를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가짜뉴스체크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문화재단 박종화 이사장은 "가짜뉴스는 생과 사의 문제일 정도"라면서 "정부와 민간, 종교계 모두가 협력해서 거짓 정보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하며, "법률대응과 윤리적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셨다. 그런 측면에서 교회가 가짜뉴스를 유포하면서 특정 이념과 정치를 선동하는 일은 실로 반성경적인 행위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다.

조성돈 교수는 "워낙 사회적으로 정치 편향이 갈리다 보니, 사람들은 같은 이념과 성향을 보이는 우리편을 더 중시하면서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을 믿는다"며 "오히려 세상의 빛이 돼야 할 신앙인들이 이 같은 상황에 편승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현실을 부끄러워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