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보도를 토대로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피해입은 여성 현황을 집계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최근 10년간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되거나 목숨을 잃을 위험에 처한 여성이 천 여명을 넘어 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언론 보도상 노출된 사건만을 토대로 집계한 것으로 실제 피해 여성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한국여성의전화에 따르면 2009∼2018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 살해 피해자 수는 887명, 살인미수 피해 여성은 727명으로 두 범죄 피해 여성수는 총 1,614명에 달한다.

아울러 피해 여성의 자녀나 부모 등 주변인에 의해 살해된 사람은 167명, 살인미수 등의 피해자는 219명이었다. 남성 파트너 폭력으로 10년간 2천명, 한해 200명의 피해자가 나온 셈이다.

2013∼2018년 남성 파트너에 의해 숨진 여성 피해자 연령대는 40대가 2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50대 19%, 30대 16%, 20대 13% 순이었다.

40대는 배우자 관계는 물론 데이트 관계에서 저질러진 폭력 피해에도 가장 많이 노출됐다. 데이트 폭력으로 살해된 여성은 모두 228명이었는데, 이 중 72명(31.5%)이 40대였다.

데이트 폭력이 주로 20∼30대에서 발생한다는 사회적 통념과 달리 40∼50대 중년층에서 피해가 더 큰 점은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한국여성의전화의 조재연 인권문화국장은 전날 열린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 포럼에서 이같은 피해집계 결과를 설명하고 "여성 살해의 문제에 대해 그 사회가 젠더에 기반한 폭력의 문제로 분명히 인식하고 국가적으로 대응하고 있는가는 성평등을 최소한 가늠해보는 바로미터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밀한 파트너에 의한 여성살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분노의 주체, 분노의 원인과 책임의 귀결, 분노의 맥락과 방향 곳곳에 점철된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거두어내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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