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에 따른 북극의 위기가 점점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9월까지 12개월간 북극의 평균기온은 관측 사상 두번재로 높았다. 이로 인해 바다 얼음이 녹아 지역 생태가 위협받을 뿐만 아니라 육지 얼음이 녹아 해수면을 높이면서 전 세계 저지대가 불안해지고 있다.
 
 ▲북극 얼음의 문제는 북금곰만의 문제가 아니라 해수면 상승에 따른 글로벌 위기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해빙면적 점점 '축소'대륙빙하도 감소 가속

AFP통신에 따르면 미국해양대기청(NOAA)은 10일(현지시간) 연례 보고서를 통해 올해 9월까지 12개월 동안 북극의 평균기온이 1981∼2010년 평균보다 섭씨 1.9도 높다고 분석했다. 이 기간 북극의 기온은 2015∼2016년 같은 기간에 이어 측정이 시작된 19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기록적으로 더운 해로 나타난 만큼 바다 얼음도 급속도로 녹아 내렸다. 올해 9월 북극 얼음 면적 역시 지난 41년 동안의 위성 관찰 역사상 두번째로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007년, 2016년 작성된 '역대 두번째 최소 면적' 기록과 동일한 수준이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돈 페러비치 다트머스대학 교수는 "2007년이 분기점이었다"며 "몇 년은 늘었고 몇 년은 줄었으나 2007년 전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았다"고 밝혔다.

얼음의 두께도 얇아져 북극 전체 얼음 중 4년 이상된 얼음이 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985년 33%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즉 형성된지 얼마 되지 않은 얇고 깨지기 쉬운 얼음이 전체 북극 얼음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바다, 육지 가리지 않고 점점 더 얼음이 줄어들고 있는 북극의 풍경.(사진제공=연합뉴스)

해수면 상승, 저지대 인구에 재난 예고

해빙 면적이 축소되고 두께가 얇아지는 현상은 북극 생태계와 원주민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얼음 구멍을 통해 바다사자를 잡아먹고 사는 북극곰이 사냥터를 잃고 굶주리는 실태는 이미 옛날 얘기다.

물개나 고래를 사냥하고 사는 원주민들은 해빙 축소로 점점 고립될 뿐만 아니라 설상차량이나 배를 쓰는 데에도 차질을 겪고 있다. 한 북극해 원주민은 보고서에 게재한 글을 통해 "베링해 북부에서 얼음이 한 해에 8개월 정도는 있었으나 이제는 그런 기간이 3∼4개월로 줄었다"고 증언했다.

북극은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온난화가 2배 정도 빨리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기상학자들은 이 가설을 '북극 증폭'(Arctic Amplification)이라고 부른다.

이 같은 급격한 온난화로 인해 바다 얼음뿐만 아니라 북극의 육지인 그린란드에 있는 얼음도 쇠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란드는 남극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얼음을 품고 있는 곳이라서 이곳의 얼음 소실은 곧 지구촌 해수면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 '1992년부터 2018년까지 그린란드 대륙빙하의 질량 변화실태'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는 속도는 해빙과 마찬가지로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린란드 얼음이 녹으면서 전 세계 해수면은 매년 0.7㎜씩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지구촌에서는 10억명 정도가 해발고도가 10m보다 낮은 곳, 2억 5천만명이 해발고도가 1m보다 낮은 저지대에서 살고 있다. 연구를 공동으로 주도한 영국 리즈대학의 앤디 셰퍼드 교수는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해수면이 1㎝ 상승할 때마다 600만명씩 홍수를 맞게 될 것이라는 단순한 공식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수면이 1㎝ 오른다고 할 때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악영향이 있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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