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달 22일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중장기 단계별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2021년부터 식당과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 식품접객업소에서 플라스틱컵뿐만 아니라 종이컵 사용까지 금지된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대표적으로 '텀블러'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자주 바꿔 쓴다면 환경오염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대표적으로 '텀블러'를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자주 바꿔 쓴다면 환경오염을 더욱 악화시킨다는 지적이다.(사진제공=연합뉴스)

환경보호 위해 텀블러 '6개월 주기' 교체

환경보호의 중요성이 화제가 되면서 실생활에서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한 카페에서 4년 동안 일해 온 장진영 씨(24)는 "예전에는 텀블러를 사용하는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면 최근에는 10명 중 6명 정도 사용하는 편"이라며 "텀블러 사용시 이전보다 혜택을 더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고 있는 '텀블러'가 오히려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해 환경을 악화시킨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KBS와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일회용 컵과 텀블러를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실험한 결과 텀블러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텀블러의 모든 제조 과정에서 나타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671g으로 종이컵보다 24배, 일회용 플라스틱컵보다는 13배 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텀블러의 소재인 스테인리스나 실리콘 고무 등이 종이나 플라스틱보다 훨씬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것이다.
 
실험 관계자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대안인 텀블러를 자주 바꿔 사용한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며 "환경보호를 위해서는 하나의 텀블러를 오래도록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실험결과 2주정도 텀블러를 꾸준히 사용하니 플라스틱컵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많아졌다. 종이컵도 한 달이 지나자 온실가스 배출량이 더 높았던 텀블러를 따라잡았다.
 
실험 관계자는 "일회용 컵은 쓰는 만큼 제조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누적되기 때문"이라며 "텀블러는 다시 재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극소수의 온실가스만 더해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텀블러를 지나치게 오래 쓰게 된다면 오히려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텀블러에 남은 음료를 오래 방치하면 세균 번식의 위험이 있을 뿐 아니라 텀블러 안에 소금기가 쌓이다 보면 부식되기 쉽다는 지적이다.
 
이에 "텀블러를 오래 사용하고 싶다면 유제품이나 당이 많은 음료를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6개월 이상의 주기로 교체하며 사용하는 것을 추천하지만, 텀블러 모양이 변형됐거나 내부를 세척해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 악취가 있을 경우에도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평소 교회와 일상 생활 속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를 권장하고 있는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유미호 센터장은 "텀블러 사용과 같이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에너지가 어떻게 환경에 미치는지 인식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은 실천과 노력을 통해 조금씩 플라스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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