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의 기대 수명이 평균 82.7세로 나타났다.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1970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기대수명이 정체를 보였다. 기대수명 가운데 질병이나 상해 등을 겪지 않는 이른바 '건강수명'은 조사 이래 꾸준히 줄어들면서 64.4년으로 집계됐다.
 
 ▲매년 꾸준히 늘어났던 국내 출생아의 기대수명이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멈춰 섰다.(사진제공=연합뉴스)

"한파탓에 작년 사망자 급증 영향"…유병기간 계속 늘어 18.3년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2017년과 동일했다.

기대수명은 해당연도 출생아가 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연수를 뜻한다. 통계청은 시·구청 등에 신고된 사망신고 자료를 바탕으로 현재 연령별 사망 수준이 유지될 경우 특정 연령의 사람이 몇 세까지 살 수 있을지를 추정해 기대여명 및 기대수명을 발표하고 있다.

성별로 보면 2018년 출생 남성의 기대수명은 79.7년, 여성은 85.7년으로 격차는 6.0년에 그쳤다. 남녀 기대수명 간 격차는 1985년 8.6년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이후 서서히 좁혀지고 있다.

OECD 평균과 비교하면 남자는 1.7년, 여자는 2.4년 더 오래 살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의 경우 OECD 회원국 가운데 일본(87.3년), 스페인(86.1년)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반면 남성 기대수명은 OECD 회원국 가운데서는 15위에 그쳤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지난해 겨울 이례적인 한파로 고령층 사망자가 크게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며 "다른 나라 사례를 보더라도 이상 기후가 발생한 해 기대 수명이 감소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 앞으로 남은 수명(기대여명)은 남자는 80세 이상, 여성은 9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늘었다. 지난해 기준 40세 남성은 향후 40.8년, 여성은 46.5년으로 모두 0.1년씩 증가했고, 60세 남성은 22.8년, 여자는 27.5년 더 생존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출생아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는 기간은 64.4년, 유병기간은 18.3년으로 전망됐다. 이 유병 기간 제외 기대여명은 2012년부터 격년마다 발표하고 있으며, 매번 감소 중이다. 남성은 64.0년, 여성은 64.9년으로 유병 기간을 제외한 기대여명은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 기대여명 대비 건강하게 보낸 기간의 비율은 남성이 80.3%로 여성(75.6%)보다 높았다. 유럽 주요국과 비교하면 유병 기간을 제외한 건강 기간의 비율은 유럽연합(EU) 남성 평균이 81.1%, 여성 평균이 76.6%로 한국보다 높았다.

김 과장은 "한국이 유럽 등 다른 나라보다 의료보험 서비스가 잘돼 있고 병원 접근성이 용이하며 건강검진 범위가 지속해서 확대되다 보니 암이나 고혈압 등 질환을 조기 발견하고 관리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건강수명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