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3학년도 대입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정시 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된다. 사진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최근 서울 광진구 세종대학교 컨벤션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0대입 정시지원전략 설명회'에 참석해 입시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20여 년 만에 정시 확대, 수능 중심으로
기회 균등화 기대…공교육 황폐화 비판도


대학 입시가 20년 만에 수능 중심으로 회귀한다. 입시 비리 의혹을 계기로 대입 공정성 강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정부가 이에 대한 묘수로 대입 개편안을 내놓은 것. 문재인 대통령이 정시 비중을 늘리겠다고 밝힌 지 한 달여 만이다.
 
교육부가 지난 28일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의 핵심은 정시(수능) 비중 확대다. 현재 중학교 3학년이 대입을 치르는 오는 2023학년도부터 정시 비중이 40%로 커진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이 78%로 가장 높았던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16개 학교가 대상이다.
 
정시 비중이 커지면 이들 대학의 2023학년도 정시 선발 인원은 5,600명가량 늘어난 2만 4,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오는 인원이 전체의 5~10%인 점을 고려하면 대학 모집 정원 중 절반을 정시가 차지하는 셈이다. 
 
반면 '금수저 전형'으로 대입 공정성에 불을 지핀 학종의 비교과 영역은 대폭 축소된다. 현재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된다.
 
우선 2022학년도부터 교사 추천서가 폐지되고, 자기소개서도 2년 후에는 사라진다. 자율동아리, 수상 경력, 독서 활동 등도 대입 전형에 반영되지 않는다. 비교과영역이 유명무실해지면서 학종은 상대적으로 내신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수시는 내신 위주, 정시는 수능 위주'로 양분된 대입 개편에 학생과 학부모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정시가 확대되면서 기회가 균등해진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반대로 공교육이 황폐화한다는 걱정도 만만치 않다. 내신과 수능이라는 이른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가중된다는 비판도 있다.
 
사교육 시장도 재편될 조짐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부모와 사교육 등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대안이 오히려 사교육 시장에 '학종 중심에서 입시 위주'라는 거대한 지각변동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시에 유리한 고등학교로 몰릴 가능성도 커졌다. 교육 관계자들은 "교육특구인 강남 8학군이나 목동의 일반고를 비롯해 2024년까지 존속하는 자사고·외국어고로의 쏠림현상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대성학원 대성학력개발연구소는 이에 대해 "특수목적고와 자율형사립고, 강남 지역 일반고는 정시에서는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데일리굿뉴스, 그래픽=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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