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을 읽는다는 것은 기독 성도들에게 있어 참으로 우아하고도 은혜로운 성경읽기가 아닐 수 없다. 보통은 시와 시조에서 그 품격을 논한다지만 성서의 시편을 읽는다는 것은 전혀 색다른 영적 감각이 실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편을 히브리어로 읽는다면 그 감흥은 어떠할까?

읽는 이나 듣는 자에 따라서 해당 언어를 아는 자와 모르는 자에게 분명한 어감이나 영적 감동에 차이가 난다. 그 언어가 가진 영적 감각이 분명히 내재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청주 효촌성결교회에서 시편 23편 히브리어 원서강독 강연이 열렸다.ⓒ데일리굿뉴스

서울신학대학교 동문으로서 같은 해에 동문수학한 동역자들이 ‘시편 23편을 중심으로’ 효촌성결교회(담임 김연홍 목사)에 모였다.
 
백운모 목사(비인성결교회)는 예정보다 다소 늦게 시작된 모임 시간을 효과적으로 선용하는 지혜로움을 보였다.
 
정철성 박사(사랑빛성결교회 담임 목사)는 <시편 23편 히브리어 읽기>란 교재를 통해 ‘시편 23편은 어떻게 읽고 설교할 것인가?’를 화두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강연은 세미나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연자는 시편 23편을 히브리 원어로 낭독했고 참석자는 강연 중 자유로운 질의와 응답 형식으로 꾸려졌다.
 
정 박사는 “왜 교회 생활을 하면서도 부(富)한 일은 제한적인가?”, “왜 하나님을 믿는데도 번영신학에서 말하는 것처럼 부한 자는 제한적인가?”를 물으며 ‘시편 저자의 부의 개념’을 하나님의 ‘이기게 하시는 능력 안에서의 현재적 개념’으로 해석했다.
 
질의에 나선 곽은광 목사(KEHC 교회진흥원장)는 “그렇다면, 현재 어려움에 처한 성도들에게 번영신학이 아닌 ‘시편 23편에서의 사례’를 들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정 박사는 “다윗이 사울을 피해 다니던 삶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4절)로 묘사됐다. 그러한 다윗 자신이었지만 여호와께서 그를 ‘안위해 주셨다’는 것이 곧 다윗 자신을 번성하게 해 주셨다는 의미론적 해석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윗에게 있어 번성함이란 곧 사망의 골짜기와 같은 외적 환경으로부터의 안위함이 됐다는 뜻이다.
 
그러한 그가 시편 첫 머리에서 고백한 “부족함이 없다(1절)”는 개념은 5가지로 해석된다. ▲영육간의 양식 외에도 주시는 휴식, ▲생의 활기, ▲삶의 보장, ▲일생을 확실하게 지키심, ▲원수의 목전에서의 승리 등이다.
 
백운모 목사는 5절에 고백된 ‘내 잔이 넘치나이다’는 구절의 문맥적 이해에 대해 질의했다. 정 박사는 “전쟁 승리자가 잔을 베풀며 축하하는 의식의 예증으로써, ‘너무나도 기쁘다’ 하는 표현이 시적으로 묘사된 부분이다”고 말했다.

현 시국이 극심한 좌우 진영 논리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이번 모임은 히브리어로 읽는 시편 23편을 통해 역전의 용장 다윗을 따라 목회적 역전의 용사가 되려는 결기가 응집되는 은혜 공유의 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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