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경찰이 반정부 시위대를 고문·성폭행했다는 의혹을 인정하고, 합당한 처벌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사진제공=연합뉴스)

 

AP와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피녜라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대통령궁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그 동안 경찰이 시위대를 대상으로 고문과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의혹을 처음으로 인정하며 엄벌을 약속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연설에서 "인권을 보호하겠다는 굳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공권력의 과도한 사용이 있었고, 폭행과 범죄가 자행됐다"며 "희생자를 위해 최선의 조치를 다할 것이고, (경찰 폭력행위에 대한) 처벌 면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에서는 산티아고 지하철 요금 30페소(약 50원) 인상을 계기로 발생한 반 정부 시위가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높은 공공요금과 사회 불평등 전반에 항의하는 따른 국민의 분노가 대규모 시위로 이어졌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폭행했다는 의혹 제기 건수는 1천 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엔과 국제앰네스티는 인력을 칠레 현지에 급파해 경찰의 인권침해 사례를 조사 중이다.

 

 ▲시휘 현장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칠레 국기. 칠레 시민들은 저임금과 높은 물가, 사회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한달 째 이어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피녜라 대통령이 시위대 폭행 경찰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강조한 것은 정국 수습책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그는 시위대를 달래기 위해 최저임금과 연금 개선을 약속했고, 최근에는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군부독재 시절 제정된 헌법을 개정하라는 시위대의 요구도 수용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칠레 의회가 내년 4월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국민이 개헌을 원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헌법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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