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11월은 '감사의 달'로 알려져 있다. 한해를 돌아보며 감사로 마무리하는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시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추수감사절에 대한 의미가 퇴색 변질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하며, 추수감사절을 대표하는 최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모습 (사진제공=flickr) 

일상에서 감사와 기쁨 나누는 삶 돼야 
 
추수감사절 하면 떠오르는 대명사가 있다. 미국에서 최대 명절로 손꼽히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매년 진행되는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에 맞춰 유통업체가 재고를 대거 싸게 내놓는 가장 큰 규모의 세일 행사다.
 
블랙 프라이데이의 규모만도 하루 동안 미국 소매업 연간 매출의 20~30%를 차지할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특히 해외 직구 등이 활성화되면서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즐기는 추수감사절 최대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블랙 프라이데이뿐 아니다. 추수감사절을 이야기할 때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Macy's Thanksgiving Day Parade)를 빼놓을 수 없다. 메이시스 퍼레이드는 미국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가 1924년부터 매년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맞아 뉴욕에서 진행하는 초대형 축제다.
 
세계적인 셀러브리티를 비롯해 대형 캐릭터 풍선 공연단 등이 화려하게 꾸며진 퍼레이드 카를 타고 뉴욕 시내를 행진하는 메이시스 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뉴욕에 운집한다. 특히 올해는 한국의 아이돌 그룹 NCT 127이 K-POP 아티스트 최초로 퍼레이드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흐름은 한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인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지난 1일 막을 올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코리아세일페스타는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대거 참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을 맞아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추수감사절이 상업적으로 퇴색하고 본래 의미마저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나님께 감사하고 이웃과 기쁨을 나누는 '추수감사절'이 아니라 세일에 감사하고 자신의 기쁨을 충족하는 '쇼핑감사절'이 돼버렸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정재영 교수는 '절기'와 '물질주의' 두 가지를 지적했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 절기와 안 맞다 보니 겉도는 게 있다. 교회에선 절기를 지키지만 정서적으로 안 맞다 보니 개인 신앙생활에 특별히 작용하는 게 없다"며 "그런 데다가 이 시대의 물질주의까지 겹쳐서 더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우리가 지키는 절기가 성경에 나오는 유대인들의 절기지만, 신앙의 발자취 등을 되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라며 "절기 때만 특별하게 뭔가를 하기보다는 1년 내내 삶 속에서 신앙을 잘 유지하고 지켜가며, 절기 때 한 번씩 점검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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